사진=REUTER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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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전 세계 직원 대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다. 연례 직원 평가 결과를 토대로 조직을 재편하고 성과 중심 기업문화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감원 대상자에 대한 통보는 다음 달 시작된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등 소비자 전자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비(非)스마트폰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를 통해 전 세계 사업장을 대상으로 인력 감축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연례 직원 평가에 따른 '성과에 초점을 맞춘 인력 감축'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몬 CEO는 "더 강한 성과 중심 문화"를 구축하고 회사가 "지속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온"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퀄컴의 지난해 9월 기준 전 세계 직원 수는 약 5만2000명. 대다수는 전일제 근로자다. 이번 감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퀄컴은 관련 논평 요청에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이번 인력 감축에선 단순히 직원들의 평가 결과만 고려하지 않는다. 아몬 CEO는 사업 우선순위, 조직 운영에 필요한 인력, 직원이 갖춘 역량·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그는 내부 메모에서 "사업을 확장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과 기술도 함께 늘어났다"며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고 회사가 계속 성공할 수 있도록 적합한 사람들을 적합한 역할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퀄컴의 인력 구조조정은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추진된다. 퀄컴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반도체 제조업체 중 하나로 올해 소비자 전자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 시장 제품 수요가 부진한 영향이다.

주가 흐름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올해 들어 퀄컴 주가는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2% 넘게 오르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약 60% 급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구조조정 계획이 알려진 이날 장중 퀄컴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약 0.5% 하락했다가 이후 1% 넘게 올랐다.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 둔화는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퀄컴은 지난 7월 말 발표한 최근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다음 분기 이익 전망치를 제시했다. 애플 제품 관련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이에 퀄컴은 스마트폰 외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을 활용해 반도체 사업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2027회계연도까지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비스마트폰 사업의 매출 증가가 애플 제품 관련 매출 감소분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시기 반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 외 사업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간 스마트폰 중심으로 성장해 온 퀄컴의 사업 구조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몬 CEO가 이번 감원 과정에서 사업 우선순위와 필요한 전문성을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사업 확대에 따라 달라진 인력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