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차 코롤라 60주년…이젠 중국 전기차와 승부
일본의 국민차이자 도요타자동차의 대표 대중차인 코롤라가 첫 모델 공개 60주년을 맞는다.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앞세워 세계에서 누적 5700만 대 넘게 팔린 코롤라는 전동화와 디지털화라는 전환기를 맞아 차세대 기술을 적용하는 시험대로 진화하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코롤라는 오는 20일 초대 모델 발표 60주년을 맞는다. 1966년 등장한 이후 15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판매되며 도요타의 세계 시장 확대를 뒷받침했다. 일본에서는 1969년부터 2001년까지 33년 연속 승용차 등록 대수 1위를 차지했다.

‘100㏄의 여유’로 시작한 일본의 국민차

코롤라가 등장한 1966년 일본의 승용차 보급률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닛산의 서니 1000과 후지중공업의 스바루 1000 등 배기량 1000㏄급 대중차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일본에서는 이 해를 ‘마이카 원년’으로 부른다.

도요타는 초대 코롤라에 약 1100㏄ 엔진을 탑재하고 ‘100㏄를 더한 여유’를 내세웠다. 경쟁 차종보다 넉넉한 성능으로 고도성장기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다. 당시 가미야 쇼타로 도요타자동차판매 사장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대중차가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개발 철학은 ‘80점주의+α’였다. 모든 성능에서 80점 이상의 합격점을 확보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끌 만한 차별화 요소를 더한다는 뜻이다. 고급차 크라운이 ‘언젠가는 타고 싶은 차’였다면 코롤라는 첫 자가용으로 폭넓은 소비자를 자동차 시장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았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상품 구성도 달라졌다. 1970년 출시한 2세대에는 3점식 안전벨트와 머리받침을 적용했고, 1974년 등장한 3세대는 배기가스 규제와 충돌 안전성 강화에 대응했다. 거품경제 시기에 개발해 1991년 출시한 7세대는 내외장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지만, 거품 붕괴 이후인 1995년 선보인 8세대는 효율화와 합리화에 초점을 맞췄다.

해외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춘 전략으로 시장을 넓혔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으로 생산 거점을 확대했고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는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모델을 판매했다.

하이브리드 이어 전기차…차세대 기술 시험대로

환갑을 맞은 코롤라의 과제는 달라진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에 성능과 장비를 충실히 갖추는 것이 대중차의 핵심 조건이었다. 최근에는 전동화와 디지털화로 자동차에 요구되는 가치가 다양해졌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차종 선호 변화도 부담이다. 코롤라는 2002년 일본 내 판매 1위 자리를 혼다의 소형차 피트에 내줬다. 최근에는 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미니밴 등으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는 코롤라를 자신들이 타는 차로 떠올리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도요타는 전동화와 제품군 확대로 대응하고 있다. 2013년 코롤라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처음 도입했고, 2020년에는 SUV인 코롤라 크로스를 추가했다. 고성능 모델인 GR 코롤라를 선보이는 한편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 엔진 경주차를 내구 레이스에 투입하며 차세대 기술을 시험해왔다.

2028년 중국에서 생산할 차세대 코롤라에는 다양한 구동방식에 대응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다. 이를 기반으로 코롤라 최초의 전기차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신형 엔진 탑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0년간 이어온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에 전동화 시대의 차별성을 얼마나 더하느냐가 차세대 코롤라의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