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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 물속으로 들어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가라앉지 않고 수면에 떠올랐다. 차량에 장착된 추진기가 작동하면서 차량은 물 위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수심이 80㎝를 넘으면 비상 부유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중국 지리자동차의 신형 SUV 잔지안700이었다.
중국 지리차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첫 전동화 오프로드 SUV를 출시하며 중국 고성능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 번 충전과 주유로 최대 1700㎞를 달리고 험로에서는 AI가 지형을 판단해 구동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차량이 물에 잠길 위험이 있을 때 작동하는 비상 부유 기능도 갖췄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기술을 축적한 지리차가 오프로드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비야디(BYD)와 창청자동차 등 중국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AI 무장한 오프로드 SUV 첫 선
12일 지리차에 따르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갤럭시 잔지안700은 지리차가 처음 선보인 본격 오프로드 SUV다. 공식 판매가격은 18만9800위안(약 3780만원)부터다. 각종 보조금과 구매 혜택을 적용한 한시적 최저가격은 16만9800위안이다. 출시 후 12분 만에 확정 주문이 1만대를 돌파했다.잔지안700의 가장 큰 특징은 지리차가 독자 개발한 전동화 오프로드 전용 플랫폼을 처음 적용했다는 점이다. 기존 오프로드 차량은 견고한 차체를 확보하기 위해 무거운 프레임 구조를 채택해 연비와 승차감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지리차는 고강도 통합 프레임과 승용차의 일체형 차체 구조를 결합해 무게중심을 낮추고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험로 주행에 필요한 강성과 도심 주행의 정숙성 및 승차감을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동력 성능도 높였다.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해 최고출력 1129마력(PS)과 바퀴 기준 최대토크 1만3920Nm를 발휘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대 복합 주행거리는 1700㎞에 이른다. AI 기반 지형별 주행 제어 시스템은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구동력과 차체 제어를 조정한다. 버튼 하나로 사륜구동과 출력 제어를 연동하는 지능형 등판 기능도 제공한다.
"버튼 하나로 험로도 척척"
지리차의 신차 출시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오프로더가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BYD는 팡청바오 브랜드를 통해 전동화 오프로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창청자동차는 탱크 브랜드로 경쟁하고 있다. 지리차는 AI와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한 잔젠700으로 이들 업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업계에선 축적된 차량 플랫폼 개발 역량이 지라차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리차는 그동안 다양한 차세대 차량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500억위안 이상을 투자했다. 개별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공통 플랫폼을 활용해 신차 개발 효율과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셈이다.
지리차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잔지안700의 고객 인도를 진행하고 향후 해외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번 신차가 중국 내 판매 확대는 물론 글로벌 고성능 SUV 시장에서 지리차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