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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게임 축제 보러 원정 갑니다"
中 젊은 팬덤이 지방경제 살린다
中 젊은 팬덤이 지방경제 살린다
중국에서 이차원 문화로 불리는 애니메이션·게임 기반 서브컬처가 내수 부진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자 지방정부들이 관련 행사 유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캐릭터 분장하고 도시 간 이동
12일 중국 경제 매체인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들은 코스프레와 애니메이션 박람회를 관광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와 샤오홍슈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장기간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에서 젊은 소비자의 취향과 사회적 교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비 모델이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올해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15개 도시에서 총 51개의 애니메이션·만화 박람회가 열렸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3개 도시에서만 21개 행사가 집중됐다. 중소도시에서도 관련 행사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서브컬처 소비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주최 측과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행사 기간 음식점과 숙박시설, 소매점, 교통 등에서 발생한 관련 소비액은 약 7억900만위안(약 1420억원)에 달했다. 방문객 1인당 약 1600위안의 소비를 유발한 셈이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가 주최한 오프라인 행사 레드랜드도 흥행했다. 다섯 차례 진행된 입장권 판매에서 매번 평균 20.6초 만에 표가 매진됐다. 구매자의 80%는 상하이 외 지역 거주자였다. 특정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숙박까지 해결하는 목적지형 소비가 형성됐다.
'덕질 원정'에 지역상권 들썩
이 같은 소비의 특징은 관람객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일반 전시회에서는 관람객이 주최 측이 준비한 전시물을 감상하지만 코스프레 박람회에서는 누구나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장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직접 만든 기념품을 다른 참가자에게 무료로 나눠주거나 배지와 캐릭터 상품을 교환하며 새로운 관계를 맺기도 한다.
실제로 레드랜드 행사에서는 청소 노동자가 코스프레 참가자에게 말을 걸고 참가자가 자신의 캐릭터 분장법을 알려주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팬덤 내부의 문화가 일반 시민에게까지 확산하는 사례로 평가됐다.
지방정부가 주목하는 것도 이런 확장성이다. 인터넷 플랫폼이 축적한 팬덤과 콘텐츠를 지역 관광자원에 접목하면 외지 방문객을 유치하고 주변 상권의 소비를 늘릴 수 있다. 다만 행사 개최가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소형 박람회는 진입장벽이 낮아 비슷한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쟁력이 행사 횟수나 유명 캐릭터 확보보다 방문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차례의 흥행을 지속적인 지역 소비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국 서브컬처 산업과 지방정부의 새로운 과제라는 설명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