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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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 금리 격차를 활용해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중 국채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저금리 위안화를 달러의 대체 자금 조달 수단으로 키울 기회가 열렸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대출과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무역·투자 결제부터 자산 운용까지 위안화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

다만 저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수요가 위안화 자산의 장기 보유로 이어지지 않으면 국제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미·중 국채금리 격차가 3.5%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지면서 중국이 저금리 위안화를 앞세워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대체할 자금 조달 수단으로 키우고 있다. 신화통신
미·중 국채금리 격차가 3.5%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지면서 중국이 저금리 위안화를 앞세워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대체할 자금 조달 수단으로 키우고 있다. 신화통신

달러보다 싼 위안화의 역습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국채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중국이 이를 위안화 국제화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요인이지만 달러 조달 비용을 높여 위안화 대출과 채권 발행 수요를 확대하는 효과도 있어서다.

최근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5.22%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국경절 연휴 이후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1.69%를 나타냈다. 양국 금리 격차가 약 3.5%포인트로 지난 9월 기록한 사상 최대 격차인 3.7%포인트에 근접한 상태다.
미·중 국채금리 격차가 3.5%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지면서 중국이 저금리 위안화를 앞세워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대체할 자금 조달 수단으로 키우고 있다. 신화통신
미·중 국채금리 격차가 3.5%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지면서 중국이 저금리 위안화를 앞세워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대체할 자금 조달 수단으로 키우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장전룽 부연구원은 최근 중국 인민은행 계열 전문지 중국화폐시장에 기고한 글에서 미·중 금리 역전이 위안화 국제화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의 높은 수익률은 중국 채권 등 위안화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자본 유출과 환율 하락 압력을 높이지만 기업과 금융사의 입장에선 달러보다 금리가 낮은 위안화로 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커진다는 게 핵심이다.

실제 위안화 채권 발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장 부연구원이 인용한 국제 언론 통계에 따르면 올 9월 초까지 중국 본토와 역외시장에서 조달된 위안화 채권 자금은 1조위안(약 2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의 낮은 조달 비용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조달된 위안화가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기업이 위안화로 돈을 빌린 뒤 이를 달러 등 다른 통화로 바꿔 투자하면 위안화 금융 거래 규모는 늘어나지만 위안화 자산에 대한 장기 투자 수요는 확대되지 않는다.

오히려 저금리 위안화를 차입해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가 확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 매도 물량이 증가하면 환율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中, 국제 금융시장서 영향력 키운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서도 위안화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올 2분기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비중은 2.11%로 전 분기 1.98%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달러화 비중은 56.7%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자금 조달 기능이 커지고 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준비자산으로서의 위상은 제한적인 셈이다.
미·중 국채금리 격차가 3.5%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지면서 중국이 저금리 위안화를 앞세워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대체할 자금 조달 수단으로 키우고 있다. 신화통신
미·중 국채금리 격차가 3.5%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지면서 중국이 저금리 위안화를 앞세워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대체할 자금 조달 수단으로 키우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역외 위안화 금융시장 정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 최대 역외 위안화 금융 중심지인 홍콩이다.

홍콩거래소는 지난 8월 역외시장 최초로 5년 만기 중국 국채선물을 출시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국채를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금리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홍콩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단기 위안화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7일물 역외 위안화 유동성 공급 체계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대출을 실제 무역과 투자에 연결하고 장기 환위험 관리 상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시장이 불안할 때 역외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차입한 위안화의 최종 사용처를 추적해 실물경제 목적의 자금 조달과 투기적 거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베이징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위안화 국제화의 관건은 저금리로 끌어들인 자금을 얼마나 오래 위안화 금융시장에 머물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자산의 유동성과 거래 편의성, 담보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수익률 경쟁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