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신한은행에 내준 퇴직연금 적립금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신한은행을 비롯한 주요 경쟁사의 적립금은 일제히 감소한 영향이다.
19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7조548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2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조6636억원 감소한 57조225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신한은행을 3234억원 차이로 앞서며 올해 1·2분기 내준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늘어난 것은 삼성그룹 계열사가 맡긴 자금이 증가해서다. 3분기 계열사의 확정급여형(DB형) 적립금은 전 분기보다 7074억원, 확정기여형(DC형)은 461억원 늘었다. 반면 비계열사 DB형은 3586억원, DC형은 2473억원 각각 감소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소폭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부터 IRP 수수료를 전면 면제해 올해 3분기 적립금이 46억원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수수료 면제 이후 이탈하는 고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의 적립금은 일제히 감소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국민은행은 1조2587억원, 하나은행은 1조107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조1176억원 줄었다. 올해 3분기 코스피지수가 19% 넘게 하락하면서 주식·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의 평가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DC형과 IRP의 원리금비보장 상품에서만 1조5000억원 넘게 줄었다.
5대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22조942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조2235억원(2.3%)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4조2168억원(6.8%) 늘었다. 특히 5대 은행의 IRP 적립금은 지난해 말 72조601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85조5109억원으로 17.8%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에 이어 국민과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격차가 672억원까지 좁혀지며 2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