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지난 18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덴마크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안세영이 지난 18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덴마크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더 많은 역사를 쓰고 기록을 깨고 싶습니다. 그래도 언제나 눈 앞의 한 경기에 집중하려 합니다.”

안세영(24)이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살아있는 전설’로 우뚝 섰다. 수시 수산티(인도네시아)를 넘어 국제대회 최다 우승의 주인공이 되고도 안세영의 시선은 ‘다음 대회’를 향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9일 안세영이 전날 덴마크 오픈 우승으로 국제대회 여자 단식 통산 47승을 달성해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종전 최고 기록이던 수산티(46승)을 넘어 새 역사를 썼다. BWF가 집계한 국제대회 개인전 우승 기준으로, 중학생이던 2018년 아일랜드 오픈에서 성인 국제대회 첫 우승을 거둔 지 8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BWF는 공식 SNS를 통해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an all-time great). 경의를 표한다(Take a bow)”고 전했다.

안세영은 이미 지난해 여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인 11승을 거두며 새 역사를 쓴 바 있다. 올해도 10개 대회에 출전해 전영 오픈 은메달을 제외하고 모두 정상에 올랐다. 최근 44연승을 달리며 세계랭킹 1위의 독주 체제를 굳혔다.

47번째 우승을 거머쥐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18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결승에서 안세영은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 1게임을 듀스 끝에 내줬다. 2게임도 뒤진 끝에 역전했는데 3게임 초반 상대 공격을 받다 오른 발목을 접질리기도 했다. 그 여파로 5-11까지 뒤진 채 인터벌을 맞았다.

그래도 안세영은 무너지지 않았다. 특유의 집중력과 끈질긴 수비로 12점 중 11점을 따냈다. 순식간에 16-12로 전세를 뒤집은 그는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21-18로 역전승을 완성했다. 안세영은 “코트가 느린 쪽이어서 자신감이 더 생겼다”며 “내내 나 자신에게 ‘이 경기는 내가 이긴다’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압도적인 1위로 독주체제를 구축하기까지 안세영을 더욱 강하게 만든 것은 라이벌들이었다. 그는 이번에 39번째 대결을 펼친 야마구치를 “최고의 라이벌”로 꼽았다. 그는 “항상 야마구치를 이기고 싶고, 그 덕분에 더 열심히 훈련하게 된다”며 “왕즈이와 천위페이(이상 중국) 등도 늘 좋은 자극을 준다. 경쟁은 나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든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곧바로 20일부터 시작되는 프랑스 오픈에 출전한다. 그는 “또 하나의 트로피를 따고 기록을 깼지만 축하할 시간은 거의 없었다”면서 “지금 짐을 싸고 파리로 떠나는 김에 뭔가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