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6.10.19/뉴스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6.10.19/뉴스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박물관 전시에 본인 소장품인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를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일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사과했다.

유 관장은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 업무보고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가치를 저의 중대한 불찰로 한순간에 무너뜨렸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개인의 중대한 잘못에 대해 세 가지 측면에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국민, 박 지사와 그 유족, 박물관 직원을 대상으로 사과했다.

우선 "철저하지 못한 고증으로 친일파의 글씨가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돼 국민 여러분과 역사 앞에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며 단상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박 지사와 유족에게 "고증 오류로 독립운동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족들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물관 직원들에게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랜 세월 지켜 온 학술적 전문성과 유물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직원들의 소명의식과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관장 개인 소장품을 비롯한 논란으로 국민적 비판을 받게 만들어 직원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유 관장은 앞서 이번 일과 관련해 두 차례 사과하면서도 해당 전시품이 본인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그는 "당시 관장 개인 소장품임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며 "미술사학자로 살아온 제 실수를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7월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을 개막하고 독립운동가 박원근의 서예 작품이라며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을 전시했다. 그러나 이 전시품이 한때 박원근이라는 이름을 썼던 친일인사 박중양의 글씨로 밝혀지면서 전시 경위와 소장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박물관은 전시품 철수와 검증 결과 발표 때 각각 관장 명의로 사과했지만 문제의 작품이 유 관장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은 국감을 앞두고 의원들의 질의서를 받고서야 밝혔다.

강경주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