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국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업계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고사양 게임 수요 폭발로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이 2028년 사상 처음 TV용 출하량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대형 TV용 패널 중심에서 정보기술(IT)·모니터용으로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28년부턴 모니터용이 대세

1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574만 대에서 2028년 762만 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TV용 패널 출하량은 709만 대에서 736만 대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쳐 2028년을 기점으로 모니터용 패널 출하량이 TV용을 처음으로 역전할 것으로 분석됐다. 2029년에는 모니터용이 868만 대, TV용이 743만 대를 기록하며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옴디아는 시장 수요가 크게 늘자 올해 모니터용 OLED 패널 연간 전망치를 지난 2분기 5.1% 높인 데 이어 3분기에도 12.2% 추가 상향 조정했다.
게임모니터 OLED 출하량, TV용 추월한다
모니터용 OLED 시장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최전선엔 글로벌 게임 시장의 급격한 호황이 자리 잡고 있다. 고화질·고프레임 그래픽을 요구하는 게이머가 늘어나면서 고주사율과 초고속 응답 속도를 구현하는 고사양 게이밍 모니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게임을 넘어 오피스용과 콘텐츠 제작 전문가용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엔비디아 등이 선보이는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그래픽 품질을 획기적으로 올리면서 이를 잔상 없이 구현할 고사양 디스플레이가 사용되는 현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널 기술 진화와 가격 장벽 완화도 성장에 불을 지폈다. 옴디아에 따르면 OLED 모니터의 평균 판매가(ASP)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0달러대로 떨어지며 2022년 대비 약 25% 하락했다. 가격 대비 성능 만족도가 대폭 개선된 상황에서 프리미엄급 성능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모델이 대거 출시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사 다변화 나선 디스플레이업계

이 같은 시장 성장에 발맞춰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고객사 다변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대만 4대 PC 메인보드 제조업체 중 하나인 애즈락이 처음 선보이는 플래그십 OLED 모니터 라인업에 패널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애즈락이 최근 OLED 모니터 시장에 뛰어든 건 PC 부품 수요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수익성이 좋은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퀀텀닷 OLED 기반의 게이밍 모니터 패널 라인업을 e스포츠 전용 영역으로 전격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TV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고성능 게이밍 및 IT용 OLED는 디스플레이업계의 가장 확실한 고부가 수익원이 됐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프리미엄 모니터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있어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패널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