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단독] 테슬라, 3·4차 협력사 가격·품질 직접 관리
산업리포트
1·2차 협력사만 챙기던 관행 깨
中企, 조건 불리해도 성장성 택해
일부 기업 '테슬라 방식' 벤치마킹
1·2차 협력사만 챙기던 관행 깨
中企, 조건 불리해도 성장성 택해
일부 기업 '테슬라 방식' 벤치마킹
이 기사는 10월 15일 오후 4시58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화학소재업체 A사는 최근 테슬라 임직원과 전기차 소재 납품 단가 협상을 벌였다. 이 회사는 테슬라의 3차 협력사로 작년까지만 해도 2차 협력사인 국내 대형 배터리 소재업체와 제품 단가를 협상했다. A사 대표는 “다른 3, 4차 협력업체도 올 들어 기존 관행과 달리 테슬라와 직접 협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테슬라의 이런 공급망 관리(SCM) 전략이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가격뿐 아니라 소재·공정도 관리
테슬라와 직접 협상한 협력사들은 “영업이익률이 과거보다 대체로 하락했다”고 털어놨다. 부품업체 B사 관계자는 “올해 테슬라와 직접 협상한 결과 납품 단가가 사실상 이익이 남지 않는 ‘제로마진’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현대차,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과 달리 정치권, 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중국 등 해외 부품·소재 업체와 비교 견적을 내 국내 업체를 압박하는 사례도 있다.
테슬라는 납품 가격·조건뿐 아니라 소재와 품질, 공장 관리 등 경영에도 폭넓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소재업체 C사는 올해 테슬라 임직원이 자사 공장을 방문해 특정 소재 사용과 공정 자동화 등을 계약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C사 관계자는 “제품 내 특정 소재의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해 관련 연구개발을 시작했다”며 “실제 제품을 생산할 땐 특정 배터리 업체에 납품해야 한다는 조건을 받았다”고 했다. 과거 C사로부터 이 배터리 소재를 공급받은 1차 협력사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하청업체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과 비교하면 2, 3, 4차 협력사 공급망 관리가 훨씬 엄격하다”고 평가했다.
◇성장성 보고 ‘테슬라행’
테슬라와 직접 협상한 중소·중견기업은 “테슬라가 사실상 자회사처럼 관리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은 테슬라 부품·소재 공급망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국내 대기업 외 다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테슬라의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외에 로봇,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반도체 등으로 사업 범위를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테슬라를 고객으로 확보하면 계열사인 스페이스X 등과도 거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A사 대표는 “다른 기업과 거래할 때 ‘테슬라 협력사’라는 이력은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며 “테슬라가 다소 불리한 거래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테슬라의 엄격한 공급망 관리가 현대차와 삼성 계열사 등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일부 국내 대기업이 테슬라의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협력사 관리가 강화되면 노란봉투법 등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