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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부마항쟁 기념사 중 울먹…14초간 말 못 잇기도 [영상]
이 대통령은 16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무리하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바친 그 많은 분들의 숭고한 뜻을 깊이 새기면서"라고 말한 뒤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멈췄다. 14초간 침묵이 이어지자 장내의 시선이 이 대통령에게 쏠렸다. 이 대통령은 박수 세례를 받은 후 감정을 추스른 뒤 "다시 한번 부마민주항쟁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며 기념사를 끝맺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 내내 항쟁에 참여한 시민들에 대한 존경을 거듭 표했다. 그는 "참으로 엄혹했던 시대에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정의를 온몸으로 외친 부산과 마산의 시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며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47년 전 항쟁 현장도 되짚었다. 이 대통령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던 47년 전 그날의 외침은 마침내 유신독재라는 거대한 벽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부산대학교 교정에서 시작된 유신 철폐, 독재 타도의 외침은 어깨를 건 시민들의 연대와 함께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며 "퇴근길 회사원들과 노동자들이 합세한 남포동과 광복동 거리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급기야 정부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탱크와 총칼로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함성은 부산을 넘어 마산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고 했다.
그는 "부마민주항쟁은 단지 하나의 독재를 끝낸 것이 아니다"라며 "권력은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고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켜냄으로써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단단한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마의 함성과 정신은 80년 5월 광주로, 다시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촛불혁명과 12·3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국가폭력 피해자의 명예 회복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지난날 국가권력이 주권자 국민에게 남긴 상처와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억울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다음 세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은 국민이 권력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국민을 두려워하는 진정한 민주국가여야 한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이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자 두 번째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유신독재에 맞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으로,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 기념식은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여덟 번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