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을 수놓을 단풍 절정기가 다가오면서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러닝 붐과 함께 산행을 즐기는 젊은 층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자 이들을 겨냥한 특화 상품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16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지난달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의 신용카드 결제액(백화점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111% 늘었다. 지난 8월에는 증가율이 525%에 달했다. 화이트라벨은 노스페이스 운영사인 영원아웃도어가 2011년 10대와 20대 젊은 층을 겨냥해 한국에서만 선보인 캐주얼 라인이다. 해외에서 직접 구매(직구)하기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여행 시 필수 구매 제품 중 하나로 입소문이 났다.
해외에서 화이트라벨의 인기가 치솟자 영원아웃도어는 지난 7일 서울 대표 관광 상권인 명동에 화이트라벨 플래그십 스토어(사진)를 열었다. 매장 1층은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한국적인 감성을 담은 제품으로 채웠다. 궁중 회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그려 넣은 티셔츠, 모자, 에코백 등이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외국인 방문객이 몰려들어 일부 제품은 매일 오전 매장 문을 열자마자 바로 동난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도 연초 글로벌 관광객을 겨냥해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냈다. 이 매장에서는 한글과 민화로 디자인한 ‘서울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판매한다. 코오롱스포츠 운영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관계자는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외국인 방문객의 98%가 중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코오롱스포츠 신용카드 결제액(백화점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등을 포함한 등산객이 늘자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등산 인구 규모가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탐방객 수가 연간 4600만 명을 웃돈 2013~2014년 아웃도어 업계는 최전성기를 누렸다.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등산 인구가 줄어든 2020년대 초반엔 K2, 네파,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질했다.
2023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등산 붐’이 나타나자 트렌드가 바뀌었다. 2024년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4066만 명으로 5년 만에 4000만 명 선을 회복했다. 지난해엔 4331만명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선 막힌 기운을 트이게 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일명 ‘개운 산행’이 인기를 얻으며 등산객이 늘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이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떠올랐다. 외국인 국립공원 탐방객은 2024년 89만 명에서 지난해 205만 명으로 두 배 이상(130%)으로 늘었다. 이달 들어 북한산과 설악산 등에는 한국의 가을 산을 즐기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국립공원공단은 2028년까지 외국인 탐방객 3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트레킹 등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