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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4벌에 10만원도 안 해요"…연예인도 푹 빠진 '쇼핑 명소' [김기자의 알고리즘]
온라인 대신 발품 판다…보물찾기 빠진 2030세대
싸게 사는 재미 넘어 '득템'의 성취감까지
고물가에 2030 몰려든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8월 고투몰 '여성의류' 매출 전월比 20.4%↑
"한 시간 만에 현금 탕진"…연예인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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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고투몰 '여성의류' 매출 전월比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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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고투몰'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A씨는 양손에 쇼핑 봉투를 가득 든 채 이같이 말했다. 부모님 댁에 가기 전 버스 시간이 남아 잠깐 들렀다가 예상보다 많은 옷을 구매했다는 설명이다.
A씨처럼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고투몰을 다시 찾고 있다. 한때 가성비 쇼핑 명소로 인기를 끌었던 고투몰이 고물가 시대를 맞아 재조명받는 모습이다. 상권분석 플랫폼 '나이스비즈맵'에 따르면 지난 8월 고투몰 여성의류 업종 매출은 전월 대비 20.4% 증가했다.
고투몰은 수백 개의 의류·잡화 매장이 밀집한 서울의 대표 지하상가 중 하나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을 앞세워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지만 온라인 쇼핑 확산과 코로나19 여파로 상권이 침체되는 시기를 겪었다. 2020년에는 매출 회복을 위해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과 달리 상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옷의 소재와 두께, 색상 등을 살펴본 뒤 구매할 수 있고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모여 있어 가격과 디자인을 비교하기도 쉽다.
고투몰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매장들이 한곳에 몰려 있으니까 쇼핑하는 데 시간이 절약되고 동선이 너무 좋다"며 "가격 비교도 할 수 있고,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지하철이랑 연결돼 있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류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잡화를 찾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한 쇼핑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인기 상점을 찾아다니는 '남대문 투어'가 하나의 쇼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고투몰에서도 남대문시장에서 인기 있는 생활용품과 잡화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생활용품 매장에서는 손님이 진열된 상품을 둘러보다 "남대문 안 가도 되겠네"라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영업일도 장점으로 꼽힌다. 고투몰의 한 생활용품점 상인은 "남대문은 일요일에 쉬지만 우리는 7일, 공휴일도 영업해서 쉬는 날 나들이 겸 오시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남대문시장과 고투몰처럼 오래된 쇼핑 공간이 다시 주목받는 현상에는 저렴한 가격 외에도 직접 물건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많은 매장을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얻는 이른바 '트레저 헌팅(Treasure Hunting·보물찾기)' 소비심리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발품을 팔아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경험이 새로운 쇼핑의 재미로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물건을 찾아내는 성취감이 더해지면서 고투몰과 같은 오프라인 상권의 매력이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