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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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종강을 57회 하고 무단결근을 26일 했다는 이유로 경찰대 교수에 내려진 정직 2개월 징계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수 측은 "평일 업무시간에 매일 출근과 재석을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관행적 재량근무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는 최근 경찰대학 교수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경찰청 측의 손을 들어줬다.

○조기종강 57회, 무단결근 26일...법정서 "재랑근무" 주장


판결문에 따르면 경찰대 교수 A씨는 2023년 2학기와 2024년 1학기 동안 총 26일간 무단결근하고 총 57회에 걸쳐 정해진 강의 시간을 다 채우지 않고 조기 종강하는 등 단축수업을 진행한 사실이 내부 감찰을 통해 적발됐다.

경찰대학은 대학 내 설치된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CCTV) 촬영 영상, A씨 운행 차량의 출입기록, 학생 및 본인 진술 등을 바탕으로 A씨의 복무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청은 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및 직장이탈 금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A씨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심사위원회는 "해임 처분은 과중하다"며 A씨에 대한 처분을 정직 2월로 감경했다. 하지만 A씨는 이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평일 업무시간 중 매일 출근과 재석을 요구하는 것은 야간 및 주말을 불문하고 수시로 교육·연구가 이뤄지는 전임교수의 업무 성격상 비현실적인 것"이라며 "묵시적·관행적으로 허용된 재량근무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축수업 역시 오리엔테이션이나 쪽지시험, 보강, 이러닝 자료 등으로 강의를 내실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규 근무시간 외에 주말·야간에 연구활동 등을 계속했고, 무단결근 일수에 상당한 20일의 연차휴가가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법원 "적법 절차 안거치고 안나오면 무단 결근" 일축


하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을 요청하거나 연차휴가를 신청하는 등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을 수 있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무단결근이 성립한다"며 "묵시적·관행적 재량근무제가 경찰대학에서 시행 중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강이나 자료 업로드 등은 감찰 실시 이후에야 이뤄지는 등 단축수업으로 양적·질적으로 부족해진 수업을 보충했다는 사정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경찰이 대학 내 CCTV 영상을 활용해 불법적으로 감찰을 진행했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행정소송은 형사소송과 달리 위법 수집 증거 배제 규칙이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며 "경찰간부를 양성하는 경찰대학의 입법 목적과 비위 근절의 공익적 가치를 고려할 때, CCTV 영상 조사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징계 수준에 대해서도 법원은 "장래의 경찰간부를 직접 교육하는 교수라는 점에서 일반 교육공무원보다 더 큰 사회적 책임성과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의식이 요구된다"며 부당하지 않다고 봤다.

조철현 법무법인 대환 변호사는 "대학 교원에게 부여되는 자율적인 연구·강의 환경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직장이탈 금지 의무'라는 기본적 복무 규율을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전 승인 없이 '연구 특성상 묵시적·관행적 재량근무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