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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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4대 수출 시장인 유럽연합(EU)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EU가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불리는 산업가속화법(IAA)을 2028년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15일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IAA 대응 민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IAA는 공공 조달, 보조금 지급 등에서 ‘유럽산 우대’와 ‘저탄소 강제’ 요건을 담은 산업 정책 법안이다.

지난해 701억달러(약 94조원) 규모이던 한국의 EU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FTA 맺은 한국도 예외 없다…EU 규제에 4대품목 수출 비상
IAA 초안에 있던 우대 조항 빠져…완제품 수출 막히고 공급망 위기

산업가속화법(IAA)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못지않은 자국 우선주의 법안으로 평가된다. 명분은 ‘유럽산’과 ‘저탄소’다. 요건에 맞지 않는 외국 제품을 배제해 유럽연합(EU) 내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뜻이다.

EU는 IAA를 통해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14.3%(2024년)까지 추락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035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연 2조유로(약 3000조원) 규모의 EU 내 공공조달 시장을 겨냥하지만, 민간 기업의 공급망까지 좌우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이 2011년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임에도 차별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초 지난 3월 EU 집행위원회가 마련한 IAA 초안에서 EU는 한국에 ‘신뢰 파트너(동등 원산지·IAA 예외)’ 지위를 부여했다. 하지만 7월 각 이사회(각국 통상장관 회의)와 9월 유럽 의회 초안에는 국가 단위 우대가 빠졌다.

특히 IAA가 집중 규제를 예고한 분야가 지난해 한국의 EU 수출 중 36.5%(256억달러)를 차지한 4대 주력 산업(자동차·부품, 배터리·소재, 철강, 원전 및 전력기기)과 고스란히 겹친다. 각 이사회와 유럽 의회 초안에 따르면 EU는 자동차·부품(작년 수출액 약 155억달러)에서 법인차·공공조달에 대한 조건으로 ‘EU 역내 최종 조립’과 ‘부품 70% 이상 역내산’ 의무를 부과한다. 배터리·소재(약 40억달러) 역시 양극활물질 등 핵심 부품 현지 생산이 강제되고, 철강(약 43억달러)은 ‘유럽 내 조강 의무화’ 조항이 들어간다.

원전 및 전력기기 분야(약 18억달러) 역시 한국 기업이 차별받을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완제품 수출 길이 좁아지고,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한국 기업의 유럽 현지 공장도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IAA는 내년 상반기 EU 집행위, 이사회, 유럽의회 간 ‘3자 협의’에서 최종 확정되고 내후년 정식 발효된다. 민관 TF는 3자 협의 시작 전까지 전방위 ‘아웃리치’를 벌이기로 했다. 박 본부장은 “한국이 EU의 핵심 FTA 파트너라는 점을 적극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