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송금으로 시작한 금융앱 토스가 ‘토스쇼핑’을 통해 쇼핑·물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출범 3년여 만에 이용자 수 기준 국내 e커머스 2위권에 올라서며 쿠팡과 네이버 등 기존 커머스 강자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00만명 쓰는 이유 있었다…쿠팡 쫓는 '다크호스' 어디길래
15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지난달 토스쇼핑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900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 급증했다. 국내 주요 e커머스 MAU(와이즈앱·리테일 기준)는 지난달 쿠팡(3384만명), 알리익스프레스(909만명), 테무(837만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824만명), G마켓(660만명), 11번가(597만 명) 순이었다. 토스쇼핑이 G마켓과 11번가는 물론 네이버까지 제치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함께 2위 그룹을 형성한 것이다.

판매액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지난달 토스쇼핑 신용카드 결제액은 14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8% 늘었다. 같은 기간 G마켓(-31%)과 알리익스프레스(-36.8%)는 결제액이 30% 넘게 줄었다.

토스앱은 금융 서비스만으로는 앱 방문 빈도와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쇼핑 서비스는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록인 효과’를 만들었다. 쇼핑을 위해 토스앱을 여는 이용자가 점차 늘면서 대출, 증권 등 금융 서비스 이용 횟수가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토스쇼핑의 몸집이 커지자 토스는 커머스 조직을 별도의 사업본부인 ‘커머스 도메인’으로 격상시켰다. 지난해 12월에는 토스앱 하단 5개 메인 탭 중 하나에 ‘쇼핑’을 배치해 더욱 힘을 실었다.

이같은 성장세는 2200만명에 달하는 토스앱 이용자와 방대한 기존 금융거래 데이터 덕분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토스쇼핑은 이용자가 앱을 켜는 순간 결제·송금·신용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첫 화면에 띄운다. 검색어를 입력해 상품을 찾는 대신 AI가 제안한 상품을 보고 지갑을 여는 ‘발견형 쇼핑’을 구현했다. 여러 판매자가 등록한 동일 상품을 하나의 페이지로 묶어 최저가와 리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통합 카탈로그’ 기술도 도입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물류·배송은 각 분야 전문기업과의 ‘합종연횡’으로 돌파하고 있다. 토스는 지난달 신선식품 새벽배송 기업 오아시스마켓에 약 3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에 따라 토스 이용자는 오아시스가 판매하는 7000여종의 신선식품을 구매 후 다음날 아침 새벽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컬리와 신선식품 ‘새벽배송 동맹’을 맺은 네이버와 유사한 행보다.

지난 5일에는 CJ대한통운과 협업해 택배 서비스도 확대키로 했다. 토스의 결제 단말기인 ‘토스 프론트’가 설치된 전국 5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을 택배 접수·발송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아직까지는 한계도 있다. 쇼핑앱으로서 인지도가 비교적 낮고, 판매 상품이 생필품 위주라 건당 결제액이 작은 편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네이버와 본격적으로 경쟁하려면 가전이나 패션 등 고단가 카테고리로 확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류은혁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