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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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33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증시가 줄곧 폭락하자 반대매매 공포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반대매매에 따른 강제 청산 물량이 시장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용융자 잔고는 전날 기준 33조705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 중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지난 12~13일엔 신용융자 잔고가 34조원대까지 올라섰는데 이는 지난 7월15일(34조3702억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24일 기록한 최대치 38조6328억원과 비교하면 87%까지 회복된 상태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8월 초 27조원대까지 내려갔다. 7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8300선에서 5500선까지 빠르게 폭락하면서다. 당시 반도체 고점론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발 수급 왜곡 등의 복합 요인이 맞물렸다. 이후 반등을 예상한 개인들의 빚투 규모가 현재까지 6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문제는 증시가 이달 들어 연일 폭락해 신용에 기대 투자했던 개인들의 주식이 강제 청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전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893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가 이뤄진 비중은 7.2%로 변동성이 극에 달한 7월31일(7.1%)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위탁매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주식 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로부터 3거래일간 자금을 빌려 매매하는 일종의 빚투다. 기간 안에 부족한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가 다음 거래일에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2533억7900만원 규모의 주식이 시장가보다 낮은 값으로 시장에 풀렸다.

반대매매 물량이 당분간 계속 출회되면서 증시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담보 부족 발생 시점과 증권사의 반대매매 집행 간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추가로 강제 청산되는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하루에만 7% 넘게 폭락해 5554.22까지 밀렸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30일 전저점(5593.56)을 이탈한 상태다. 7월 이전까지만 해도 증시 폭락 이후 강한 반등이 나타났으나 현재는 거래대금이 메마른 상황으로 반등을 타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4일부터 담보 부족 계좌가 많이 발생한 만큼 이날도 반대매매 물량이 꽤 나올 것"이라며 "반대매매에 따른 단기 반등을 노린다고 해도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 기회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코스피지수가 정배율을 유지하고 있어 급락할 때가 기회였는데 현재는 주요 추세선을 이탈했고 금리도 많이 높아진 상황이라 함부로 저점을 잡기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금리·고유가 등 거시경제(매크로) 변수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촉발한 반도체 기술 경쟁 심화 등 대내외 악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급 여건이 약화된 가운데 대외 환경이 단기간에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AI 모델 기업 매출과 이들의 자금 조달 환경, 빅테크 실적과 잉여현금흐름, 미국 실질금리, 프랑스 재정 문제 등 5가지 변화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5300선 이하로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고금리, 중동 분쟁, 고유가 등 매크로 불안 요인에 따라 반등이 강하게 나오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