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소방관 비하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재정 위기를 내세워 민생예산은 깎으면서 정작 본인은 12억원대 관사를 쓰는 것은 이중 잣대라고 지적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자신은 고급 관사에 살며 소방관은 재정 빨대로 낙인찍는 내로남불식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지적하고 고치면 될 일"이라며 "굳이 일선 소방관들을 '빨대'로 비하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들은 소방 예산을 단 한 번도 아깝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추 지사의 말에 자괴감을 느꼈을 소방관들이 부디 상처입지 않았길 바란다"고 했다.

소방관 출신 전 경기도의원 윤성근 씨는 전날 SNS에 "소방 인건비와 사업비는 단순한 소비성 지출이 아니라, 도민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 보장 비용이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의무 예산이다"라며 "이를 두고 '재정 빨대', '예산을 잡아먹는다'고 표현한 것은 현장 소방관들의 자부심을 짓밟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저급한 모독 행위다"라고 직격했다.

윤 전 의원은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불완전한 제도적 모순으로 인해 여전히 지방재정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 문제라면, 도지사로서 국비지원 비중을 늘려달라고 중앙정부에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올바른 책무"라며 "더구나 소방공무원이 2020년 4월 1일 국가직으로 전환된 시기가 문재인 정부 시절이며, 추미애 지사는 당시 법무부장관이었으므로 이런 제도적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은커녕, 그 책임을 도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 조직에 전가해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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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현장의 반발도 거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전국 7만 소방공무원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추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는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재정 의존이 문제라면 정부에 국비 지원 확대를 요청하는 것이 도지사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같은 날 해당 발언에 대해 국가직 전환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대부분을 부담하고 국고 지원 비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실을 강조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소방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필수 업무라며, 소방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 재정에서 국비 비중을 넓혀야 한다고 하자,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도 소방공무원 인건비가 2027년 약 1조1000억원, 사업비가 5000억원가량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 이후 이어져 온 예산 운영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야권은 추 지사가 긴축재정을 내세워 민생사업 예산을 줄이면서 12억원대 관사와 7700만원대 관용차에는 예산을 썼다고 비판했다. 추 지사 측은 관사가 전세 계약이어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관용차는 사용 연한이 지나 교체했으며 전임 지사 때 구매가 결정됐다고 반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