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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국감서 북핵 대응·대사 전문성 공방…외교 실효성 도마
한 지뢰 폭발 사고 규정·안보리 대응 놓고 설전
주 유엔 대사 자격과 외교 역량도 쟁점
과학기술 외교 전문 인력 확보 문제 제기
주 유엔 대사 자격과 외교 역량도 쟁점
과학기술 외교 전문 인력 확보 문제 제기
북한 지뢰 사고 외교적 대응 공방
가장 첨예한 공방은 북한의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외교적 대응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우리 장병이 다친 사건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의 표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대통령이 사용한 '불의의 사고'라는 표현과 군 및 유엔군사령부의 조사 결과 사이에서 주유엔대표부가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차지훈 주유엔대사는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발표에 따라 북한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사건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고를 '불의의 사고'로 규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는 해당 표현에 대한 판단과 군 당국의 조사 결과를 구분해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답변이 불분명하다며 거듭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안보리 대응 실적도 도마에 올랐다. 고동진 의원은 한국이 지난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했고 9월에는 의장국까지 맡았다는 점을 들어,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충분한 외교적 대응이 이뤄졌는지 추궁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안보리 회의 개최를 위한 주유엔대표부의 구체적인 노력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다른 질의에서는 전임 대사와 현 대사의 북한 관련 발언 실적을 비교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한동훈 의원은 전임 황준국 대사의 북한 도발 관련 활동과 발언이 11건이었던 반면 현 대사의 지난 1년간 관련 발언은 2건이라고 지적했다. 주유엔대사는 안보리 이사국 재임 여부에 따른 활동 여건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안보리뿐 아니라 유엔총회에서도 북한 문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 박성준 의원은 북한 문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보다 큰 틀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지속적인 이행과 함께 북한을 외교 무대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법률적 해석이나 개별 표현에 매몰되기보다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하고 외교적 가능성을 확대하는 역할을 주문했다.
대통령 측근 유엔대사 전문성 검증
주유엔대사의 전문성과 임명 과정에 대한 검증도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외교관 출신이 아닌 특임공관장이 다자외교의 핵심인 유엔대표부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경험과 외국어 능력을 충분히 갖췄는지 따졌다. 특히 외교부가 공관장 적격 판정 결과를 제출하면서도 평가 항목별 세부 결과는 별도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데 대해 자격심사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이재명 대통령과 주유엔대사의 관계 및 외교적 소통 문제도 거론됐다. 송석준 외통위원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북한군 포로 송환 관련 발언과 이후 이 대통령의 SNS 대응 과정에서 주유엔대사가 어떤 조언을 했는지 질의했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대사가 민감한 외교 현안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뉴욕총영사 "한국 기업 美 진출 지원"
유엔 외교 현안 외에 뉴욕과 보스턴 총영사관의 현지 활동도 점검 대상이 됐다. 김상호 뉴욕총영사는 미국 동북부 5개 주의 동포사회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 협의체와 통합청사 사업, 문화 거점 기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한국어 교육은 39개 정규학교에서 교사 65명과 학생 약 600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재외동포 대상 주말 한글학교 111곳과 대학 내 한국학 교수직 26석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경제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미국 시장 진출 지원이 강조됐다. 뉴욕총영사관은 기업지원협의회를 통해 현지 진출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한편, 월가 금융시장 및 경제지표에 대한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 정부의 이민 단속과 유학생 비자 제한 조치에 대한 모니터링도 주요 업무로 제시했다.
안은주 보스턴총영사는 바이오와 첨단기술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스턴 지역의 대학·연구기관·혁신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과 투자 유치를 지원하고, 해외 전문인력과 국내 연구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국감에서는 과학기술 외교를 담당할 전문인력 확보 방안의 현실성도 지적됐다. 송 위원장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연구인력이 일반적인 공관 직원 처우만으로 현지 근무를 선택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안 총영사는 전문인력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우수 인재를 채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혁신적인 처우와 채용 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재외공관 직원의 생활비 부담과 운영 예산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주유엔대표부는 최근 3년간 임차료가 약 20%, 물가가 약 13% 상승하면서 직원들의 주거·교육·의료비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뉴욕총영사관은 외교부 예산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보스턴총영사관도 과학기술 거점 공관에 걸맞은 전문인력과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주유엔대표부는 대북 제재 이행과 북러 군사협력 중단 촉구 외에도 AI 거버넌스, 기후변화, 개발협력, 유엔 조달시장 진출 지원 등의 활동을 보고했다. 한국은 2027년부터 3년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을 맡을 예정이며, 2028년 유엔 해양총회 국내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국제 현안에 대한 외교적 대응과 함께 경제·기술 분야의 다자외교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석준 위원장은 감사 종료에 앞서 국감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공관 운영과 외교 활동, 재외국민 보호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와 서면 답변을 신속히 제출하도록 하고, 공관들이 제기한 예산 및 인력 관련 건의사항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