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관광청 제공
부탄관광청 제공
“국내총생산(GDP)보다는 국민총행복지수(GNH)가 중요하다.”

1970년대 부탄 국왕이 내세운 국가 발전의 철학이다. 히말라야산맥에 자리한 인구 80만 명의 작은 나라 부탄은 국민 행복을 국가 정책의 중심에 둔 ‘행복의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2006년 영국 레스터대가 발표한 ‘세계 행복지도’에서는 아시아 1위, 세계 8위를 차지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국제 행복 조사에서 부탄의 순위는 점차 내려갔다. 지속가능발전솔루션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015년 79위에 이어 2019년에는 95위로 밀려났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국민이 다른 나라의 풍요로운 생활을 접하고 자국의 빈곤을 체감하게 된 것이 행복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SNS와 인터넷은 과거에는 알기 어려웠던 타인의 삶을 일상적인 비교 대상으로 만든다. 개발도상국 주민은 선진국의 생활상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평범한 직장인도 세계적인 부호의 주택과 자동차, 여행 및 소비생활을 매일 들여다볼 수 있다. 비교 대상이 주변 이웃과 직장 동료를 넘어 세계로 넓어진 것이다.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기록하는 SNS의 특성도 비교를 부추긴다. 이용자들은 평범한 일상보다 해외여행, 승진, 자녀의 성취처럼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순간을 주로 공개한다. 이를 보는 사람은 자신의 평범한 하루를 타인이 골라 공개한 가장 화려한 순간과 견주게 된다.

SNS와 행복의 관계는 ‘2026년 세계행복보고서’가 ‘행복과 소셜미디어’를 제목으로 했을 만큼 뜨거운 관심사다. 보고서는 47개국의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SNS를 7시간 넘게 이용하는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가 1시간 미만 이용하는 청소년보다 훨씬 낮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다수가 SNS 플랫폼이 아예 존재하지 않기를 바랐다. 다른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자신도 이용하지만,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상황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SNS 이용을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2016년 덴마크에서 1095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페이스북 이용을 1주일 중단한 집단이 계속 이용한 집단보다 삶의 만족도가 좋아졌고 긍정적인 감정이 늘어났다. 특히 타인의 게시물을 주로 구경하거나 다른 이용자를 부러워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서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