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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짓겠다며 '52억' 주고 산 땅인데…22년 뒤 벌어진 일
파크골프장·텃밭으로 방치된 학교 땅…'닥공 부지'로 부상
이용하지 않는 수도권 학교용지 최소 5만6000㎡
학교 설립 무산 이후 땅만 남아
교육청·지자체 관리주체 '모호'
미이용 용지 더 있을 가능성 커
정부, 특별법 만들어 개발 추진
이용하지 않는 수도권 학교용지 최소 5만6000㎡
학교 설립 무산 이후 땅만 남아
교육청·지자체 관리주체 '모호'
미이용 용지 더 있을 가능성 커
정부, 특별법 만들어 개발 추진
◇143억원 들여 매입한 땅, 주차장으로
13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서울·경기·인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의 장기 미이용 학교 용지는 최소 5만6103㎡다. 취득 비용은 400억원이 넘는다. 세 교육청이 보유한 토지는 학교 용지를 포함해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23배에 이른다. 정부가 미이용 학교 용지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주목하는 배경이다.
학교 용지 활용이 늦어지는 원인으로는 불분명한 관리 주체와 책임 소재가 꼽힌다. 교육청 소유 토지라도 용도 변경에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절차가 필요해 기관 간 협의가 늦어지면 활용도 지연된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도원초’ 부지가 대표적이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설립을 위해 2006년 이 땅을 143억9345만원에 매입했지만 계획이 취소된 뒤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지 활용이 늦어진 이유를 두고 교육청과 서울시의 설명은 엇갈린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2011년 시에 학교 용지 해제 의견을 냈지만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 해제에는 교육청의 관리계획 수립과 자치구 제안이 필요한데 당시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8·13 부동산 공급대책’에 포함된 학교 용지를 두고도 혼선이 빚어졌다. 수원시 권선동 ‘권선2중’ 부지는 경기교육청이 2004년 138억2028만원에 매입했지만 3년 뒤 학교 설립 계획이 취소됐다. 이후 주민 텃밭과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의 임시 대체 시설로 사용됐다. 국토교통부는 8·13 대책에서 이 부지에 공공주택 276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기교육청은 국회 제출 자료에 이곳을 ‘수원교육지원청 청사 또는 교육 관련 센터로 계획할 예정’이라고 기재했다.
◇“학교 용지 관리 주체 명확히 해야”
정부는 미이용 학교 용지를 주택 공급 등에 활용하고자 ‘학교 용지 복합개발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마련해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학교 설립 수요를 정교하게 예측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청은 인근 주택 규모와 인구 추계, 주변 학교의 수용 여력 등을 토대로 계획을 세운 뒤 자체 심사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친다. 부지 확보 비용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가 300억원 미만이면 교육청 자체 심사만으로 추진할 수 있다.교육재정 효율화 논의에 교육청 소유 토지 활용 문제를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재정을 투입한 도심 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미이용 학교 용지의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하고 종합적인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구은서/강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