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 셀러 '흥정대황군'(황인선)이 1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
그립 셀러 '흥정대황군'(황인선)이 1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
1인 크리에이터가 물류창고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창고 라이브’가 새로운 유통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창고를 배경으로 마진 없이 제품을 초저가로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해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 플랫폼에서 ‘창고’를 넣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셀러(판매자) 수는 100여 명이다. ‘창고털이’, ‘창고개방’ 등 직관적인 단어로 초저가 제품이라는 점을 부각한다.

이들은 제3자 물류 대행(3PL)업체가 운영하는 창고에 직접 찾아가 다소 투박하게 실시간 방송을 진행한다. 그날그날 창고에 쌓여 있는 물건을 즉흥적으로 선택해 업체와 가격을 흥정한 뒤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 별도의 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초저가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싸게만 주세요"…창고서 10시간 방송에 월매출 30억 '대박'
그립에서 ‘흥정대황군’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인선 씨(사진)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초저가로 입소문이 나 창고 라이브가 확산하고 있다”며 “길게는 10시간씩 방송을 이어가며 창고에 보관돼 있는 모든 종류의 물건을 판다”고 했다. “화장품을 팔다가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옆에 있던 오징어를 집어서 먹어보고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황씨는 최근 3개월간 거래액이 10억원을 넘는 그립 내 최상위 크리에이터다. 한 달 매출은 20억~30억원 수준이다.

창고라이브는 그립에서 ‘쓰리백초특가’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백운섭 이지텍 대표가 처음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는 그립 내 팔로어 수만 23만 명에 달하는 대형 크리에이터다.

e커머스 업계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쇼피파이에 따르면 SNS 콘텐츠에 좋아요·댓글·공유 등을 통한 참여율은 팔로어(구독자) 1만 명 미만인 나노 인플루언서가 팔로어 100만 명 이상인 메가 인플루언서보다 2.7배 높다. 참여율이 높을수록 실제 소비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진다. 팔로어 수가 적은 크리에이터일수록 소비자와 깊이 교감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만7000명의 셀러가 활동하고 있는 그립은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개인과 소상공인도 판매자로 등록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나노 크리에이터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