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추진 중인 지방 조합의 분담금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파트 노후화와 미분양 적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공사비가 오르는 가운데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조합원 분담금 인상이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떠올랐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조합은 최근 조합원에게 예상 분양가를 전달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는 18억7600만원으로, 조합원이 내야 할 분담금은 8억550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79년 준공한 이 단지는 광안리해수욕장과 가까워 재건축 후 바다 조망을 갖춘 랜드마크 단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분담금 부담이 커지자 사업 계획에 변화가 생겼다. 이 단지는 ‘부산시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최고 99층까지 지을 수 있지만, 공사 지연과 분담금 부담 등을 고려해 기존 가구 수를 유지하기로 했다. 초고층 개발을 통한 사업성 개선보다 조합원의 추가 부담을 줄이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지방 아파트의 재건축 분담금 부담이 커지는 배경에는 미분양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수도권과 달리 공사비 상승분을 일반분양 수입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만9998가구로 수도권(1만9136가구)을 크게 웃돌았다. 지방에서는 분양가를 높여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미분양 적체와 분담금 부담이 겹치면서 지방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은 사업성이 확보되는 일부 단지에만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연구원은 최근 ‘늙어가는 강원 아파트’ 보고서에서 “강원도 내 준공연도 30년 이상 아파트는 7만9155가구로 전체 아파트의 20.01%를 차지해 전국(19.40%)보다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다”며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로 재건축 사업성이 낮고 민간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원도에서 30년 이상 된 아파트 가운데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단지는 7%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