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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구역 내 공사비 증액 갈등 발생 시 조합원과 투자자는 관련 법적 절차, 공사비 검증 제도, 최신 판례 동향을 바탕으로 추가 분담금 발생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검토하고 대응해야 한다.
우선 공사비 증액이 조합원의 부담으로 확정되려면 법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은 반드시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제45조 제1항 제4호). 판례는 이를 강행규정으로 보고 총회 의결 없이 체결된 공사비 증액 약정은 무효로 판시했다. 총회 의결 없이 계약을 맺은 조합 임원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시공사와 조합 집행부가 합의했더라도 총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한 증액은 효력이 없다.
다음으로 공사비 검증 제도가 있다. 도시정비법 제29조의 2에 따라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요청하거나 공사비가 일정 비율(사업시행계획인가 전 시공자 선정 때 10%, 인가 후 선정 때 5%) 이상 증액되는 경우, 조합은 한국부동산원 등 정비사업 지원기구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해야 한다. 다만 검증 결과에 법적 구속력은 없어 실무상 협상의 참고자료로 기능하는 데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의 효력이다. 대법원(2012다74076 판결)은 종래 공공 계약에서도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봤다. 그런데 대법원 2023다313913 판결은 조금 달랐다. 발주자 측 사정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사이 철근 가격이 급등했고, 배제 특약 가운데 민간 건설공사 표준 도급계약 일반조건의 계약금액 조정 조항에 반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본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경제 상황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 부담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불공정 약정을 무효로 하는데 이 조항이 반영된 것이다. 물론 배제 특약이 일률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물가상승의 규모, 공사 기간 연장의 귀책 사유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로 보인다. 다만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를 고려할 때 조합이 특약만 믿고 증액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다.
증액 협상이 결렬돼 조합이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로 나아가면 문제는 더 커진다. 시공사는 기성 공사대금 채권을 근거로 사업 부지에 유치권을 행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새 시공사 선정까지 사업이 표류하면서 금융비용이 늘어나 분담금이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다.
김성호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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