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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農心 달래기' 총력…"투기만 아니면 처분 대상서 제외"
상속·고령자 임대농지 처분 안한다
농지은행에 안맡겨도 '구제'
농식품부 특별조치법 제정
농지은행에 안맡겨도 '구제'
농식품부 특별조치법 제정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농지 조사 후속 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당정협의에서 제시한 ‘불법 농지를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한다’는 조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 의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송 장관은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사안은 농지법상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현재 농지법 규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조사에서 확인되더라도 처분 절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농지법에 우선하는 특별법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제 대상은 상속 농지, 고령농·관행 임대차 농지, 종중·사찰·미등기 상속 등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 맹지와 영농 곤란 농지, 농업용 창고를 비롯한 미허가 시설 등 다섯 가지 유형이다. 이에 따라 투기 목적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지는 지금까지와 같은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당정은 이달 특별조치법을 발의해 연내 국회 처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농지법을 개정해 임대차·휴경 인정 범위와 실경작 임차농 보호를 확대할 계획이다.
송미령 장관, 농지조사 후속조치…특별법 만들어 관행 임대차 허용
양성화 위한 특례기간 2~3년 검토, 서면계약 전환하면 적법성 인정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농민의 반발과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농지법 위반이라도 투기 목적이 아니면 조사에 따른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당초 불법 농지를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하겠다는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정부는 현장에서 논란이 큰 구제 대상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체화했다. 상속 농지는 휴경하거나 소유 상한을 넘겨도 처분하지 않는다. 고령으로 이웃·친척에게 구두로 농지를 빌려준 경우에는 임대 허용 요건을 입증하지 못해도 구제받을 수 있다.
종중, 사찰, 미등기 상속 등 소유 관계가 복잡한 농지와 맹지 등 경작이 어려운 농지도 투기가 아니라면 구제 대상에 포함된다. 미허가 농업용 창고와 농업인 주택, 농막 등도 법령상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이고, 다른 법령 요건을 충족하면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일반음식점과 숙박시설 등 농업진흥지역에 설치가 금지된 시설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부는 이 같은 위반 사항을 자진 신고해 양성화를 신청할 수 있는 특례기간을 2~3년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처분 제외와 별도로 위반 상태를 적법하게 바꿀 기회를 주는 것이다. 구두로 이뤄진 관행적 임대차도 이 기간 소유자와 실경작자가 서면으로 계약을 맺으면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한다.
농지은행에 위탁할 때 기존 실경작자를 임차인으로 지정하는 현행 제도도 특례기간에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송 장관은 “원하는 경우 스스로 적법한 상태로 바꿀 수 있도록 특례기간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명백한 투기 행위는 구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계획을 제출해 취득한 농지를 방치·임대한 경우 등이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허위 영농계획으로 경매 등에서 농지 지분을 취득해 방치·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으로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해 부동산 수익을 올린 경우도 처분 대상이다.
일각에선 처분 대상이 좁아져 당초 투기성 농지 취득을 엄단하겠다는 목표가 후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처분명령을 받고 이행한 사람과 이번 조치로 처분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람 간 형평성 문제도 남아 있다. 송 장관은 “처분명령을 받은 분에게 특례를 적용할지도 국회 논의 단계에서 좀 더 의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떨어지며 농지담보대출이 부실화한 것도 문제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 상호금융 농지담보대출 연체율(대출 잔액 대비 연체 잔액)은 전수조사 이전인 올해 3월 5.16%에서 8월 5.72%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연체 잔액은 3조6606억원에서 4조540억원으로 증가했다. 신 의원은 “땅값이 흔들리면 담보가치가 흔들리고, 대출 연장이 막히면 농민은 땅을 헐값에 내놓거나 경매로 넘긴다”며 “정부는 전수조사의 추가 충격을 사전에 검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