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주영 회장 가회동 주택 203억에 팔렸다…3번 유찰 끝 낙찰
서울 북촌 한복판의 초고가 단독주택이 감정가의 절반 가격에 팔렸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낸 종로구 가회동 자택이다.

8일 경매·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입찰에서 가회동 177의1 주택과 인근 3개 필지가 203억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 392억5774만원의 51.7% 수준이다.

물건은 지난 6월 중순 첫 입찰에 나왔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세 차례 연속 유찰됐다. 회차마다 최저입찰가가 깎이면서 넉 달 만에 감정가의 절반 선까지 내려온 뒤에야 거래가 성사된 셈이다. 마지막 입찰에는 단 한 명만 응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일반 수요자들은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해 3번이나 유찰됐다"며 "이번 입찰에 응찰자가 단 1명인 것도 수요층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경매에 부쳐진 배경은 소유주의 채무 불이행이다. 현 소유주인 70대 여성 부동산사업가 정모씨가 금융권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자 담보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했다. 임의경매는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금융회사 등이 법원 경매에 넘겨 대출금을 회수하는 절차다.

집의 내력은 한국 재계사와 겹친다. 화신백화점 창업주 박흥식이 1931년부터 1988년까지 57년을 살았고, 정 창업회장은 2000년 2월 약 55억원에 사들였다. 직접 지은 청운동 집을 38년 만에 떠난 이사여서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이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2003년부터 2년가량 월세로 머물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