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수처 개편' 띄우는 與 법사위
더불어민주당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사법기관 공무원 감시 기구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권이 ‘공수처 무용론’에 대한 비판과 검찰개혁을 향한 우려를 동시에 줄일 ‘카드’를 내세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시킨 공수처의 정체성을 여권 스스로 뒤엎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수사·기소 분리 시대,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 토론회’를 열고 “중수청이 저렇게 크게 출범하는데 수사 대상이 겹치는 공수처를 놔두는 것은 문제”라며 “공수처가 중수청과 공소청, 법원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체제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서 공수처 출범 작업에 관여한 인물이다. 이날 토론회는 공수처 담당 상임위인 법사위 소속 김남희·김동아·김한규·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공수처는 2021년 대통령,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를 성역 없이 잡겠다며 출범했다. 다만 100명도 안 되는 인력과 제한적인 수사 범위 때문에 직접 기소가 8건밖에 되지 않는 등 무용론이 자주 제기됐다. 공수처 수사 인력의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전문가도 공수처를 사법 시스템 감시 기구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는 “법왜곡죄를 덜렁 만들어 놓으니 온 동네에 고소·고발이 들어가 문제가 많다”며 “공수처가 관련 사건을 전부 받아 통일적으로 판단하면 법왜곡죄의 기준이 설정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법왜곡죄는 판검사 등 수사·재판 관련자가 형사사건에서 법을 왜곡해 적용하는 경우 처벌하는 법이다.

공수처 설립 취지가 흐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가 검경 등의 비위 통제 전문 기구가 된다면 당초 설립 목적인 대통령, 국회의원 등의 수사는 중수청이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김영중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 수사를 중수청이 하고 기소를 공소청이 하면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국민이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