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7.49포인트(1.98%) 내린 6803.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21.49포인트(2.34%) 내린 898.43을 기록하며 900선을 내줬다. 2026.10.7/뉴스1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7.49포인트(1.98%) 내린 6803.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21.49포인트(2.34%) 내린 898.43을 기록하며 900선을 내줬다. 2026.10.7/뉴스1
코스피지수가 좀처럼 7000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대만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코스피는 최고점 대비 25% 넘게 하락한 뒤 외국인 자금 이탈과 유동성 감소 등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수급 회복과 주주환원 확대, 반도체 의존도를 낮출 신성장 산업 육성이 코스피의 추세 반등을 위한 조건이라고 제언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 최근 10년래 최저

8일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7.49포인트(1.98%) 내린 6803.9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6월22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9114.55와 비교하면 25.3% 하락한 수준이다.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 7월 말 5000대까지 내려왔던 코스피는 6000선을 회복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추가 회복세 없이 7000선 부근에서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돌파하고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등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똑같은 조건에서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 증시는 호조를 보인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회복력이 유독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가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22일 이후 최근까지(6월 22일~지난 6일)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미국 나스닥 지수는 5.48% 상승했다. 특히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전 거래일보다 122.48포인트(0.45%) 오른 2만7599.79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55평균주가는 같은 기간 2.31% 하락했지만 전날 7만683.98에 마감해 3개월여 만에 7만 선을 회복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같은 기간 4.36% 올랐고, 전날 4만9822.55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결과, 자취안지수는 올해 들어 주요국 주가지수 중 수익률 1위 자리에 올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대만 자취안지수는 올해 들어 71.32% 올라 같은 기간 61.06% 오른 코스피를 제치고 주요국 주가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의 부진 원인으로 지수 활력을 높일 자금 자체가 부족한 점을 꼽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유동성은 상반기에 비해 고갈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형주의 가파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월 50조3471억원이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21조3604억원으로 57% 쪼그라들었다.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2일 기준 100조8421억원으로 지난 6월 말 121조6339억원과 비교하면 감소 추세다.

외국인 수급도 좋지 않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차익실현 압박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9~10월 코스피에서 21조6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대해 각각 5조2000억원, 12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인 데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도 2023년부터 시작된 AI 강세장 이전 수준까지 되돌아갔다. 코스피가 7000을 넘으려면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외국인이 다시 사기 시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매수 모멘텀이 있어야 지수의 추세 상승이 가능할 텐데 현 상황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코스피 조정은 반도체주 의존에 대한 경고"

같은 AI 섹터 안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종목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가 6조달러에 가까운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마벨과 AMD 등 AI 반도체 기업들이 상승하고 있다.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S&P500 기업들의 전체 이익은 전년보다 약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사이클'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두 기업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를 타고 크게 올랐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메모리 고점론에 대한 경계가 다시 나오고 있다.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6일에도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는 6.39% 하락했다. 메모리 관련주를 담은 라운드힐 메모리 ETF도 3.49% 하락했다. 7일 국내 증시에서도 SK하이닉스는 1.86%, 삼성전자는 0.18% 하락 출발했다.

올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체는 AI용 HBM과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를 타고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제 투자자들은 현재 높은 메모리 가격과 이익 증가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를 따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투자·금융 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내년 중반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국제 정치경제 매체 더디플로맷은 "미국 국채금리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최고점인 9000선으로 빠른 시간 안에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온라인 증권사 저스트투트레이드의 브세볼로드 스미르노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더디플로맷에 "코스피 조정은 과도한 반도체 의존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보다 외국인 수급과 유동성 회복이라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현재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포지션이 축소된 상황에서는 지수의 밸류에이션 확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AI 소프트웨어(SW)·로봇·바이오 등으로 다변화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이뿐만 아니라 기업의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을 확대해 국내 증시의 낮은 평가를 해소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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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