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변방의 성남시장에서 경기지사, 야당 대표를 거쳐 대권에 오르기까지 SNS X(옛 트위터)는 정치인 이재명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기성 언론을 우회해 대중과 직통하는 소통 방식과 거침없는 발언 덕분에 ‘사이다’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의 SNS는 국정 난맥을 풀기는커녕 도리어 여권을 사분오열시키는 진원지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키운 '사이다 SNS'…여권 분열 진원지로
정책 현안을 놓고 갈등이나 오해가 생기면 참모진과 당이 방패가 돼 해명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정반대다. 지지층의 SNS 글을 대통령이 공유하면서 반박하고, 이를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용민 의원 등 당내 인사가 재반박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보다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상대를 긁고 찌르며 불필요한 전투를 끝없이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통령이 과거 ‘팬덤 정치’ 문법에 머물러 전면에 나설수록 역효과만 부각된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놓고 진영 내부에서 소모적 언쟁을 벌이다가 정작 핵심 국정과제인 중수청은 수장도 없이 개문발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여야 모두 “이제는 정말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의 SNS가 피해의식과 자기 연민의 발로가 돼선 안 된다”며 “횟수를 줄이도록 참모들이 직을 걸고 건의하라”고 질타했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위기감을 느낄수록 나라도 수습해야겠다며 직접 돌파해야 한다는 본능이 작동하는 것 같다”면서도 “빈도는 줄이는 게 맞다”고 털어놨다.

정치권 일각에선 잦은 노출이 지지율을 갉아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초반 ‘도어스테핑’의 실패가 오버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대통령이 개별 현안에 참전해 전선만 넓히고 있다”며 “국정 동력이 될 ‘지지율 잔고’가 소진돼 정작 중요한 개혁에 힘을 싣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짚었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넓히는 자세는 민주주의 리더에게 바람직한 덕목이다. 다만 지금보다 조금은 묵직하되 결정적 순간에 나서야 메시지에 힘이 실린다. 함성득 경기대 부총장은 “빈번한 SNS 소통은 대통령 메시지의 무게감을 반감시킨다”며 “결정적 국면에 핵심만 던지는 ‘선택적 소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이 대통령을 키운 ‘사이다 SNS’는 지지층 결집과 인지도 상승에 유용한 무기였다. 하지만 5000만 국민을 이끄는 대통령의 SNS는 신중하고 묵직한 나침반이어야 한다. 지난 4월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으로 이스라엘을 비판해 외교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최근 진영 내부 문제로 연일 키보드 설전을 벌이는 모습은 참모진의 보좌 기능마저 의심케 한다. 대통령 언어의 무게를 되돌아보고 소통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호소를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