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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오히려 마케팅 됐나…'암살자(들)' 개천절 연휴 흥행 1위
'암살자(들)', 온갖 논란 속 240만 돌파
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암살자(들)'은 전날인 5일 전체 박스오피스와 전체 좌석판매율 1위를 동시에 석권했다.
연휴 기간인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무려 5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아울러 22일 연속 한국영화 예매율 정상을 기록하며 개봉 3주 차에도 박스오피스를 주도하고 있다.
1974년 8월 15일 벌어진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파헤친 이 작품은 누적 관객 수 24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자체에는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 행보와 달리 극장 밖 현실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논란의 불똥은 스크린을 넘어 주연 배우로 향했다. 지난 4일 일부 보수 성향 단체 회원들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 및 출연진의 사과를 촉구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유해진이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과 광고 교체 요구가 빗발쳤다.
극장가 역시 뭇매를 피하지 못했다. 메가박스는 최근 '암살자(들)'의 오리지널 티켓 굿즈를 무상 제공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일부 누리꾼들이 해당 티켓 디자인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연상시키며 시해 장면을 완성하는 구조라며 '패륜 굿즈'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메가박스는 "일정이 촉박해 담당자들이 영화를 미리 보지 못한 상태에서 배급 및 제작사와 협의해 굿즈를 제작했다"며 "역사적 비극과 참혹한 사건이 지닌 엄중함과 무게를 깊이 헤아리지 못해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수량은 전량 폐기하고, 향후 굿즈 제작 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사회적·윤리적 영향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정치권은 영화의 역사적 해석과 표현의 방식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며 거세게 충돌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국가 원수 부인이 희생된 비극적 사건을 상업적 영화의 소재로 삼아 왜곡하고 정당화하려 한다며 날을 세웠다.
영화인연대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에 대해 다양한 문제 제기와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고 유족과 그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의 아픔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압박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며, 신상정보 등 사생활 영역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성명이 특정 역사적 해석을 지지하기 위함이 아니며 작품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역시 성명을 통해 선을 넘은 인신공격성 비난에 자제를 촉구했다. DGK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것은 영화에 대한 비판이 아닌 인신에 대한 선을 넘은 공격"이라며 "한 편의 영화에 대한 평가가 창작자의 다음 작업까지 꺾으려는 시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비판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삶과 생업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되며 이들이 안전하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지키는 것이 한국영화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