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K팝 열풍 타고, 한글에 빠진 亞 대학생들
'동남亞 한글백일장' 가보니
베트남·태국 등 5개국 학생 참가
"10대 때부터 韓 아이돌 좋아해"
한국어반 운영 학교 2700곳 넘어
韓기업 글로벌 진출 수요 더 키워
베트남·태국 등 5개국 학생 참가
"10대 때부터 韓 아이돌 좋아해"
한국어반 운영 학교 2700곳 넘어
韓기업 글로벌 진출 수요 더 키워
한글날을 앞두고 열린 이날 대회에는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 5개국에서 대학생 47명이 참가했다. 성균관대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은 해외 학생을 발굴하기 위해 2007년 시작한 백일장이다. 대회 1~3위 입상자가 성균관대 대학원에 진학하면 4개 학기 등록금을 면제받는다. 참가자들은 모두 한국어나 한국학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대학별 예선을 거쳐 학교 대표로 선발됐다.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매년 커지고 있다. 세종학당재단에 따르면 2007년 3개국 13곳으로 시작한 세종학당은 지난해 87개국 252곳으로 늘었다. 온·오프라인 수강생은 2024년 21만374명에서 지난해 23만9020명으로 13.6%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해외 초·중등학교도 지난해 47개국 2777개교로 역대 최대였다. 학생 수는 약 23만 명에 달한다.
외국인이 한국어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는 데는 K컬처의 영향이 크다. 대회 참가 학생 대다수도 K팝과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한국어 공부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아만다 샤비라 푸트리 하라합(22·인도네시아국립대)은 “10대때부터 소녀시대와 카라, 원더걸스 등 한국 아이돌을 좋아했다”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 공부와 대학 전공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를 통해 생긴 관심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레 티 민 아인(21·하노이인문사회과학대)은 “고등학생 때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5·18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졸업 후 한국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과학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과 동남아 간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산업 현장에서 한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통·번역뿐 아니라 영업과 무역, 인사, 경영지원 등 다양한 직군에서 한국어 능력을 요구하거나 우대하는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FPT의 반도체 계열사 FPT세미컨덕터는 지난 8월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사업개발 인력을 모집했다. 한국 고객·협력사와 소통하고 견적·제안서 작성과 시장조사 등을 담당하는 자리다.
동남아 교육당국과 대학은 한국어 교육과 진학·진로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올해부터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을 대학 입시에 반영하고 있다. TOPIK 3급 이상이면 고교 졸업시험의 외국어 선택과목을 면제받고 환산 점수를 입시에 활용할 수 있다. 베트남상업대도 지난달 비즈니스 한국어 전공을 신설했다. 응우옌 호앙 베트남상업대 총장은 “한국어는 동남아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준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개인의 역량을 살려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노이=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