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고 있다. 뉴스1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고 있다. 뉴스1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 한국 남자 축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선수들의 얼굴이 굳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내내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아서다.

4일 막 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마지막까지 운영 문제로 뒷말을 남겼다. 전날 남자 축구 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을 1-0으로 꺾고 대회 통산 7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시상식에서 태극기 게양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이 수습에 나섰지만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는 정상까지 올라가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게양대를 가리키며 당혹감을 나타냈고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주장 이기혁은 “시상식은 축하해줘야 하는 자리인데 태극기도 하나 제대로 펼쳐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며 “선수들과 여기까지 응원하러 온 팬들도 불만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 이후 온라인에는 태극기 게양을 맡은 진행요원이 왼손에 태극기의 줄을 감는 이해할 수 없는 동작을 하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이 일본에서 개최된 것은 32년 만이다. 나고야는 1988년 하계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서울에 패한 바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도시 부흥의 기회를 노렸지만 최악의 운영이 이어지면서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이라는 오명만 얻었다

이번 대회의 운영 문제는 개막 직후부터 이어졌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피해를 입는 공교로운 상황이 이어졌다. 한국 하키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고, 농구 대표팀은 한일전을 앞두고 버스가 오지 않아 훈련을 하지 못했다.

경기장 관리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폐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유도 혼성단체전 일본-카자흐스탄 결승에서는 일부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펼쳐 들었다. 관계자가 조직위원회에 조치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제지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야구장에서는 욱일기 반입 금지 안내문을 게시했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이를 철거하고 조직위가 사과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은 경기 외적인 문제에 대응하느라 적지 않은 에너지를 써야 했다. 이상현 선수단장은 “항저우와 파리 대회를 경험해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대회를 “역대 가장 많이 항의한 대회”라며 “이번 대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