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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업어치기로 나고야에서 태극기 펼쳤다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몽골)를 업어치기 유효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유도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다.
◆거침없이 질주한 금메달 레이스
승부는 시작 12초 만에 기울었다. 허미미가 빠르게 파고들어 업어치기로 유효를 따냈다. 이후 다리를 걸어 상대를 넘어뜨리고 그라운드 기술로 압박했다. 경기 중반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켰다. 종료 20여초 전 다시 업어치기를 시도한 뒤 누르기로 연결해 남은 시간을 보내며 승리를 확정했다.
허미미에게 일본에서 따낸 금메달은 남다르다. 2002년 일본 도쿄도 하치오지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인 그는 일본에서 유도를 배워 와세다대까지 졸업했다.
2021년,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한국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허미미의 태극마크는 한층 더 무게를 더했다.
태극마크를 단 허미미는 단숨에 한국 유도의 '간판'이 됐다. 2024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한국 여자 유도에 29년 만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안겼고 같은 해 파리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크리스티 데구치(캐나다)를 상대한 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허미미는 씩씩하게 다음을 기약했다.
◆"금메달 걸고 할머니 영전 찾을 것"
이번 대회에서도 당초 대표팀은 허미미에게 당장의 금메달보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향한 경기력 회복에 무게를 뒀다. 파리올림픽 뒤에 어깨 수술을 받았고, 회복이 늦어지면서 국제대회 출전이 줄었기 때문이다. 허미미의 소속 팀 감독인 김정훈 경북체육회 감독은 "미미는 회복 과정에서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감각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떨어진 경기 감각을 되찾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고 말했다.하지만 허미미의 목표는 달랐다. 대회를 앞두고 “꼭 금메달을 따서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에서 부르지 못했던 애국가도 다시 외웠다.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꼭 불러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렇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허미미는 끝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일본에서 시작한 그의 유도 인생은 한국 국가대표로 다시 일본에 돌아와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어졌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를 들은 허미미는 이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할머니 영전을 찾을 계획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