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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떨어지면 뭐하나"… 30대 회사원 비상 걸린 이유 [시장톡]
강남 올해 집값 마이너스…성북·노원 두 자릿수 상승
전셋값 성북·노원 13% 넘어…실수요자 주거 부담 여전
전셋값 성북·노원 13% 넘어…실수요자 주거 부담 여전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30대 회사원 강모씨는 최근 강남 집값 하락 뉴스와 관련해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평했습니다. 강씨는 "강남 집값이 수억원, 십억여원이 내려도 우리가 살 수 있는 가격은 아니지 않느냐"며 "당장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전셋집이 없어 그게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강남 아파트값 하락 소식이 전해졌지만 서민과 실수요자가 마주하는 주거 현실은 한층 팍팍해졌습니다. 강남구 집값은 연초보다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서울 외곽인 성북·노원구 등에서는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모두 두 자릿수 올랐습니다. 고가 주택의 가격 조정이 중저가 주택의 매수·임차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56% 하락했습니다. 서초구는 0.33%, 송파구는 0.19% 내렸습니다. 강남구의 올해 누적 변동률은 마이너스 0.26%입니다.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입니다.
서울 전체 집값 상승 속도도 느려졌습니다. 지난 8월 24일 0.29%였던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28일 0.09%로 낮아졌습니다. 오름폭은 5주 연속 줄었습니다. 다만 상승폭 둔화가 가격 하락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8.19%입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는 매수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서대문구는 지난주 0.41%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동대문구와 성북구는 각각 0.36%, 노원구는 0.34% 상승했습니다. 강북구와 중랑구도 각각 0.31%, 0.25% 올랐습니다.
연초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선명합니다. 성북구 아파트값은 올해 14.87% 상승했습니다. 서대문구는 12.40%, 노원구는 11.51%, 동대문구는 11.42% 올랐습니다. 강북구와 중랑구의 누적 상승률도 각각 10.08%였습니다. 강남구의 하락 소식에도 이들 지역에서 집을 찾는 매수자는 연초보다 높아진 가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10억원 이하 아파트에서도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가 나왔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중랑구 신내동 '동성3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6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7월 거래가격인 5억4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높습니다. 상봉동 '건영2차' 전용 74㎡도 7월 7억9000만원에서 지난달 8억2700만원으로 거래가격이 올랐습니다.
노원구 월계동 '녹천역두산위브' 전용 59㎡는 지난달 16일 7억1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지난 3월 거래가격인 6억3500만원보다 7500만원 높았습니다. 수십억원대 고가 주택의 조정과 별개로 중저가 아파트에서도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높은 거래가 맺어진 것입니다.
부족한 자금을 대출로 채우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이 최대 6억원입니다.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입니다.
15억원 이하라고 모두 6억원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도 충족해야 합니다. 소득과 기존 부채에 따라 실제 대출 가능액은 줄어듭니다. 소득과 보유 자금이 그대로인 매수자에게 높아진 집값은 추가 자금 마련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강씨처럼 당장 집을 살 계획이 없는 세입자에게는 다음 전세계약이 더 시급합니다. 살던 집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지, 다른 집으로 옮길 경우 보증금을 얼마나 더 마련해야 하는지가 고민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28일 기준 전주보다 0.16% 상승했습니다. 서초구는 입주물량의 영향을 받은 반포·잠원동을 중심으로 0.23% 하락했습니다. 강남구는 보합이었습니다. 반면 성북·강북·노원구 전셋값은 각각 0.36% 올랐습니다. 도봉구는 0.30%, 동대문구는 0.28% 상승했습니다.
올해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성북구 13.73%, 노원구 13.18%였습니다.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각 10.74%, 10.50% 올랐습니다. 서울 전체 전셋값 상승률인 8.18%를 웃돌았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집을 사는 비용과 빌려 사는 비용이 함께 높아진 셈입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강남 집값 내린다고 서민 삶이 나아지느냐"며 "강남을 누르면 풍선처럼 옆이 부풀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고가 주택의 가격 조정과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