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던 이빨이 7개로 > 일본 연구팀이 동물시험 전 촬영한 페럿의 앞니 6개(왼쪽 사진). 이후 일곱 번째 앞니가 자란 모습.   /사이언스어드밴시스
< 6개던 이빨이 7개로 > 일본 연구팀이 동물시험 전 촬영한 페럿의 앞니 6개(왼쪽 사진). 이후 일곱 번째 앞니가 자란 모습. /사이언스어드밴시스
줄기세포와 치아 형성 세포를 이용해 인간의 치아를 다시 자라게 하는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충전재와 임플란트처럼 손상 부위를 인공물로 보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치아 자체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치과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치의학계에 따르면 일본 교토대 바이오벤처 기업인 토라젬바이오파마가 최근 치아 재생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일종의 ‘치아 씨앗’을 다시 자라게 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포유류는 뼈형성단백질(BMP)의 영향으로 유치·영구치가 모두 자란 뒤에도 잇몸에 치배(치아의 씨앗)를 갖고 있다.

토라젬 연구진은 ‘USAG-1’이란 단백질이 BMP의 신호 전달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동물실험을 통해 USAG-1 단백질을 억제하는 항체를 주입한 동물에게서 새 치아가 자라나는 것을 확인했다. 치아 생성 신호에 걸려 있던 ‘브레이크’를 풀어 치아 싹이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이를 바탕으로 토라젬은 2024년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1차 임상시험을 했고 치아가 선천적으로 없는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연내 2차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토라젬은 “2030년까지 주사형 치아 재생 약물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터프츠대에선 인간 치아 줄기세포와 돼지의 치아 세포를 결합했다. 이후 돼지 턱뼈에 세포를 이식해 사람 치아와 유사한 조직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방식을 발전시키면 인공적인 치배를 인간 턱뼈에 넣는 이식수술을 통해 치아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평가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치아가 임플란트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성인 잇몸 조직에서 얻은 세포와 생쥐의 치아 형성 세포를 결합해 실제로 뿌리가 자라나는 ‘치아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향후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치아를 일정 단계까지 키워 치아가 빠진 자리에 이식하는 방식과 치아를 실험실에서 완전히 성장시킨 뒤 수술로 이식하는 방식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현재 치과 치료는 충치가 생기면 손상된 부위를 제거한 뒤 레진 등 인공 재료로 메우거나, 발치 후 임플란트(보철물)를 식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최대 수명이 20년인 충전재는 반복 치료가 필요하다.

임플란트도 나사형 기둥과 인공 치관 등을 이용하지만 신경이 없어 씹는 힘을 감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음식을 잘게 부수는 저작기관이자 감각기관인 치아를 인공 물질로 보완·복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