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 스틸컷
영화 '아이언맨' 스틸컷
영화 ‘아이언맨’과 ‘엣지오브투모로우’ 등의 주요 소재인 ‘입는 로봇’ 산업이 점차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양상은 예상한 것과 다르다. 영화 속 ‘전신 슈트’ 대신 손과 다리 등 특정 신체 부위를 강화하는 장치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장애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근로자의 작업 수행에도 도움을 주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입는 로봇 전문가인 칼 젤릭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는 “업계가 ‘할리우드식 만능 장비’를 좇는 데서 벗어났다”며 “해당 산업의 가장 큰 진전이 절제에서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언맨은 너무 과했다"…로봇업계가 전신 슈트 포기한 이유
11일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입는 로봇 산업의 초점이 손, 허리, 무릎 등 특정 신체 부위만 보조하는 것으로 옮겨 가고 있다. 악력 강화형 로봇 장갑 ‘아이언 핸드’가 대표적이다. 아이언 핸드를 착용한 사용자가 물체를 쥐면 장갑의 압력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제어 장치가 필요한 힘을 계산한다. 이후 모터가 회전하며 장갑 내부의 인공 힘줄을 담겨 손가락 하나당 최대 16뉴턴(1.5L 물병 한 개 무게)의 힘을 보조한다.

독일 기업 저먼바이오닉의 중량물 운반용 외골격인 ‘엑시아’는 공장과 창고, 병원 등에서 노동자의 허리를 지켜주고 있다.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한 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분석·학습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물건 들어 올리기, 옮기기 등 작업 맥락에 적합한 힘을 제공한다. 들어 올리는 동작에서의 보조력은 최대 38㎏ 수준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구글에서 분사한 스킵은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와 함께 ‘모고’를 개발했다. 전용 바지에 부착하는 무릎 보조 외골격으로, 한쪽 무게가 약 1㎏에 불과하다. 오르막에서 다리 근육에 최대 40%의 힘을 보태고, 내리막에서는 무릎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작업 현장 및 일상생활 적용이 늘면서 입는 로봇 시장은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업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억9000만달러(약 7962억원)였다. 이 중 상체형과 하체형 등 부분 입는 로봇 시장의 규모가 전신형의 1.6배에 달했다. 이 같은 시장 규모는 2033년 17억9000만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사용 목적별로 구분했을 때는 보조력 제공 분야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등, 무릎, 팔 등 특정 부위를 보조하는 입는 로봇의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52.2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