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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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과 소말리아 알샤바브의 군사 협력이 무기 거래와 드론·폭발물 훈련으로 확대되며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해상 교역로에 새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후티가 예멘과 소말리아 양쪽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압박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면 세계 교역의 10%가 지나는 항로의 운항과 원유 흐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아프리카사령부는 후티와 알샤바브의 연계를 지역 안정에 대한 매우 우려스러운 확전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가 알카에다 계열 알샤바브에 무기를 판매하고 수백 명에게 드론과 폭발물 사용법을 훈련했으며, 후티 인사들도 알샤바브가 장악한 소말리아 남부를 자주 방문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양측이 작전 능력을 연결할 경우 알샤바브의 공격 범위가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확대되고 후티도 홍해와 서부 인도양의 주요 해상 통로를 교란할 기반을 넓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후티는 최근 예멘 홍해 연안을 따라 세력을 확대해 이달 모카항을 장악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쪽으로 진격했다. 동시에 아덴만 건너편에서는 알샤바브와의 관계를 통해 전술적 거점을 만들고 있다.

소말리아에서는 알샤바브가 주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국토의 약 40%를 통제하고 있으며 지난해 모가디슈 정부와 불안정한 교착 상태에 들어갔다. 팀 렌더킹 전 미국 예멘 특사는 후티 입장에서는 수로를 양쪽에서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샤바브와의 협력이 전략적으로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양측이 공동 훈련과 무기 이전을 확대하고 바브엘만데브에 더 큰 압력을 가할 방안을 모색하던 2024년부터 관계 강화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렌더킹 전 특사는 전했다.

현재 법무법인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의 수석인 그는 후티가 예멘 국경 밖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만큼 알샤바브와의 관계를 갈수록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후티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내세워 홍해 선박을 공격하고 있었다.

종파 차이도 양측의 접근을 막지는 못했다. 후티는 시아파 자이드파의 급진적 해석을 따르지만 알샤바브는 수니파 무장세력이지만 초기의 거래 중심 관계가 무기와 드론, 기술을 공유하는 작전 협력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엔의 보수적인 추산에 따르면 알샤바브는 세금과 항구·공항 관세, 금 밀매, 갈취 등을 통해 연간 1억2000만달러를 조달한다. 소말리아 안보 전문가이자 ‘알샤바브 마피아 Inc’ 저자인 굴레드 아흐메드는 실제 규모가 이보다 10배 많을 수 있다며 알샤바브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알카에다 계열 조직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후티는 이와 달리 이란의 무기와 기술에 접근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미사일과 드론을 생산하는 무기 산업도 키워왔다. 밀수 역시 주요 수입원으로 꼽힌다.

아흐메드는 현재 해운 위협이 홍해와 아덴만에 집중돼 있지만 알샤바브가 후티가 공급한 중거리 미사일과 드론 보트를 운용할 기술을 확보하면 활동 범위가 서부 인도양으로 넓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이미 압박받는 세계 경제에 후티의 해상 공격이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말리아 북부 해안의 해적들도 혼란을 이용하고 있다. 알샤바브와는 관계가 없는 이들은 올해 10년 만에 가장 많은 공격을 벌였으며 지난달에는 모가디슈로 무기를 운송하던 튀르키예 선박을 나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하는 소말리아 전문가패널을 이끌었던 맷 브라이든은 알샤바브와 다른 소말리아 무장세력 출신을 포함해 최대 1500명의 소말리아 전투원이 예멘에서 후티의 훈련을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브라이든과 아흐메드는 알샤바브가 이란산 S358 지대공미사일을 포함한 고성능 무기를 요구한 증거가 있지만 아직 소말리아 전장에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브라이든은 해당 무기가 실제 전달되지 않았거나 미국이 해상에서 차단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 후티 특사들이 소말리아 남부 알샤바브 거점인 질리브를 더욱 자주 방문했으며, 새 협력관계를 활용해 아프리카 연안에서 선박을 감시할 레이다와 다른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의 관계는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이 자칭 독립국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공식 인정하면서 더욱 힘을 받았다. 알샤바브와 후티 모두 강한 반이스라엘·반미 노선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소말릴란드를 공식 인정한 첫 정부가 됐고, 이 결정은 지역에서 후티에 대응하기 위해 아덴만에 군사 거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스라엘의 가장 가까운 아랍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일원으로 후티와 싸웠으며 이미 소말릴란드 베르베라항의 해군기지와 활주로를 통제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양측 관계를 연구해온 피터 솔즈베리 컬럼비아대 겸임교수는 후티가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진출에 대응할 반이스라엘 무장세력과 관계를 맺고, 소말리아에서 인력을 모집하는 동시에 아덴만 감시와 공격에 소말리아 영토를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후티와 알샤바브의 협력이 장기적으로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후티가 알샤바브 전투원들에게 드론과 급조폭발물, 전장 전술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솔즈베리는 일부 훈련과 무기 이동에 그칠 가능성과 이란과 헤즈볼라가 과거 후티의 역량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렸던 것처럼 후티가 알샤바브의 군사 능력을 높이면서 의존도를 키울 가능성이 모두 있다는 분석도 있다.

향후 알샤바브의 중거리 미사일·드론 보트 운용 능력과 소말리아 내 후티의 레이다·감시 장비 구축 여부가 홍해와 아덴만을 넘어 서부 인도양까지 위험이 확대될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