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산업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와 세균을 방어하기 위한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다양한 첨단 모달리티 등과 만나면서 새로운 혁신 시대를 열고 있다. 최근엔 비강 점막 투여는 물론 마이크로니들 등을 활용한 피부 접종 백신까지 개발되면서 백신의 형태도 바뀌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백신 산업의 진화는 단순히 항원을 바꾸는 과정이 아니다. 병원체를 어떻게 배양하고, 어떤 형태의 항원으로 정제하며, 면역계의 어느 경로에 전달할 것인가를 재설계해 온 제조공학의 역사다. 유정란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백신은 세포배양, 재조합 단백질, 바이러스 벡터, 메신저 리보핵산(mRNA)-지질나노입자(LNP)로 빠르게 확장됐다. 박테리아 백신은 독소 불활성화, 세포벽 다당질 정제, 운반단백질 결합 및 미생물 발효 기술을 통해 영유아와 고령층의 중증 감염을 줄여왔다. 이제 백신은 주사기에 담긴 액상 제제를 넘어, 비강 점막·피부·자가접종 플랫폼까지 포괄하는 전달 혁신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전통 모달리티의 병목: 유정란 배양의 공헌과 한계
지난 80여 년간 인류가 독감으로부터 거대한 예방 전선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고도로 자동화된 유정란 기반 제조 공정이 있었다. 이 방식은 특정 병원체부재(specific pathogen free) 유정란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접종해 요막강에서 증식시킨 뒤, 수확·정제·분할 또는 불활성화 과정을 거쳐 백신 항원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오랜 생산 경험과 대규모 공급 기반이라는 장점 덕분에 지금도 세계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