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제공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제공
“민선 8기가 용인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확정하는 데 집중했다면 민선 9기는 이를 직접 실행하고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계획으로 확정하는 데 집중하겠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9기 시정 방향을 ‘용인르네상스 시즌2’로 압축했다. 용인특례시 최초의 재선 시장으로 시정의 연속성을 확보한 만큼, 민선 8기에서 설계한 반도체·교통 인프라 프로젝트를 실행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과, 이를 뒷받침할 도로·철도·전력·용수 인프라 구축이다.

정부가 사업 일정을 앞당기면서 기반시설 구축에도 속도가 필요하다는 게 이 시장의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들어설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은 1기 팹 일부 가동 시기가 2029년 10월로 1년 앞당겨졌고, SK하이닉스가 들어서는 원삼면 클러스터도 일반산단 4기 팹 가동 시점이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겨졌다.

이 시장은 “정부가 3GW 전력을 2030년까지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1기 팹 가동에 맞춰 전력 인프라를 서둘러야 하고, 2단계 통합관로 가설사업도 완료 시점인 2034년보다 1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구 유입에 따른 생활용수 수요에 대비해 지난달 27일에는 하루 10만t의 생활용수 추가 공급도 요청했다.

광역 도로망도 속속 사업궤도에 오르고 있다. 용인 도심과 원삼면을 잇는 국지도 57호선은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기흥IC~양재IC 경부지하고속도로는 예타를 거쳐 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도 45호선 확장사업은 예타 면제를 받아 시공사 선정 입찰이 시작됐고, 반도체고속도로와 용인~성남·용인~충주고속도로 등 민자 고속도로 사업도 잇따르고 있다.

철도망은 동백~신봉선과 용인경전철 광교연장선 등이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 사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며, 경강선 연장선 등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장은 “필요한 노선을 국가와 경기도 계획에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철도망 확충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철도기금을 자체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검토 중인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가 재정을 해결하려는 것은 이해하지만 시·군세를 떼어서 풀겠다는 발상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지역경제 발전과 지방세수를 연계하려 도입한 취지가 훼손된다”고 말했다. 대신 자체적인 세출 구조조정과 중앙정부의 국세 이양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경기도의 빈 곳간을 채우려 시·군의 곳간을 털어가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반도체 폐수 문제에는 엄격한 관리 원칙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팹 설계 단계부터 대규모 폐수처리시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시장은 “방류수 수질은 법정 기준보다 강화된 관리 기준을 적용하기로 협의했고, 합동점검위원회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며 “반도체 경쟁력보다 시민의 안전과 환경권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끝으로 “용인은 처음으로 시정의 연속성을 살릴 수 있게 됐다. 반도체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도로와 철도망을 신속히 구축하고, 반도체로 확보한 경제적 자신감을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용인=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