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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너무 비싸"…1200조 시장 노리는 K반도체
1200조 AI반도체 시장, 엔비디아 천하에 도전장 낸 K-AI칩
27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시장은 2024년 1240억달러(약 170조원)에서 2030년 8600억달러(약 1200조원)로 연평균 38% 성장할 전망이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산용 반도체 수요가 함께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 주도권은 미국 엔비디아가 쥐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점유율은 78.2%다. 구글이 4.7%로 뒤를 이었고 AMD 4.1%, 인텔 3.7%, 화웨이 2.6% 순이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 학습과 추론에 폭넓게 쓰이는 범용 제품이다. 다만 높은 가격과 전력 소비량은 AI 인프라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AI 도입 기업이 늘수록 대규모 학습뿐 아니라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추론 비용을 줄이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연구소 측은 이 지점에서 후발주자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학습보다 추론 비중이 커질수록 특정 작업에 맞춰 설계된 저전력·저비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추론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앞세워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NPU는 AI 연산, 특히 추론 작업에 특화한 반도체다. 범용 GPU보다 전력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두 회사 모두 칩 설계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제품 성능만으로는 승부가 어렵다. 데이터센터 고객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제품을 검증한 사례, 개발자 생태계, 소프트웨어 호환성, 대규모 공급 능력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이 선도 기업과 자본력·상용화 경험·생태계 측면에서 3년 이상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국산 AI반도체를 도입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제공해 초기 도입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공·민간 데이터센터에서 실증과 레퍼런스를 쌓도록 지원해야 해외 수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취지다.
해외시장에서는 정부의 외교 지원도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중동은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수요가 있는 데다, 미국의 AI반도체 수출 규제와 고가 GPU의 투자 부담, 전력·부지 제약 등을 이유로 대안을 찾는 국가와 기업이 적지 않다.
AI반도체 시장의 급성장만으로 국산 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추론 중심의 시장 재편이 본격화하는 지금이 성능 검증과 고객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사실상 첫 승부처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동에서는 여러 국가와 기업이 AI반도체 수출 규제 리스크와 고가의 엔비디아 GPU 사용에 따른 투자비 부담, 전력·부지 제약 등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