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유엔총회서 연설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李, 유엔총회서 연설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협상에 사실상 합의했다. 대미 투자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우라늄 농축 등 그동안 진전이 없던 안보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미·북 대화 재개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오후 7시20분부터 약 30분 동안 정상회담을 했다”며 “두 정상은 양국 간 전략투자 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해 8월 워싱턴DC 회담과 10월 경주 회담 이후 세 번째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은 핵잠수함 연료,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분야에서도 한·미 간 협력을 한층 더 심화시키고자 하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했고 후속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방위비를 증액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핵추진 잠수함 논의를 가속화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안보 협상 진전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수익 배분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던 대미 전략투자 협상이 막판에 합의점을 찾으면서 회담 당일 오전에야 최종 확정됐다. 양국은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과 대형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1~3호 투자 프로젝트로 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조율 중이었다. 협상 결과는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李, 트럼프와 30분 깜짝 만남…취임 후 3번째 회담
워싱턴서 조만간 후속 안보협의…전작권 전환도 정상 간 첫 논의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예고 없이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는 지난해 ‘한·미 조인트팩트시트(JFS)’ 주요 합의 사안 대부분이 의제로 올랐다. 최대 현안인 대미 전략투자와 관련해서는 양국 정상이 “큰 진전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타결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미 투자 지연 여파로 협의가 진전되지 못하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안보 협상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미 투자 “큰 틀은 다 됐다”

< 트럼프 “골프 한번 쳐야 하는데…” >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약 30분간 이뤄진 회담에서 두 정상은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협상이 큰 진전을 봤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미·북 대화를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공감했다.    /뉴스1
< 트럼프 “골프 한번 쳐야 하는데…” >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약 30분간 이뤄진 회담에서 두 정상은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협상이 큰 진전을 봤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미·북 대화를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공감했다. /뉴스1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 정도를 제외한 양국 주요 현안이 두루 논의됐다. 수익 배분 문제 등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인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는 양국 정상이 큰 틀에서 수용할 뜻을 나타냈다.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언급된 건 아니지만 “두 정상이 대강의 협의 내용을 보고받고 환영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이어 “두 정상 간 만남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최종 마무리된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큰 틀은 (협의가) 거의 다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상회담에는 미국 측 협상을 지휘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배석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점과 방식으로 협상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늦지 않은 시일 내에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 간 조선업 협력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군함 10척을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구체적으로 물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조선업 협력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협의를 진행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막혔던 안보협상 진전 기대

정부는 대미 전략투자 협상 진전을 안보 협상 물꼬를 트는 계기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정부 외교안보 관련 인사들은 그간 “한·미 간 가장 큰 현안은 대미 투자이고, 대미 투자가 진전되면 다른 현안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조인트팩트시트에 담겨 있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를 위한 협상이 대미 투자 지연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취지다. 지난 6월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안보 협의를 위해 방한한 이후 후속 협의를 위한 일정 조율은 멈춰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미 투자에 진전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이슈들을 전부, 일제히 진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고, 이런 입장을 미국 측에 개진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자들이 후속 안보 협의를 위해 이른 시일 안에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도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증액 편성 등을 언급하며 자주국방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핵잠수함 논의에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됐다. 전작권 전환 문제가 한·미 당국자 간 협의가 아니라 정상 간 대화에서 논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이 대통령이 전작권 전환 사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이를 위한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은)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대화한 부분”이라고 했다.

◇李 “트럼프 결단에 변화 가능성”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북 대화 재개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기여해달라는 취지의 기대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한반도 평화 체제는 오랜 기간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 등 관련국도 필요성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논의해 온 핵심 과제”라며 “다행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어렵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 간에 구체성 있는 연락이 오고 가는 것 같은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뉴욕=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