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사보타주' 외칠라…유엔 "점검하고 또 점검"
유엔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에스컬레이터와 텔레프롬프터를 거듭 점검했다. 지난해 발생한 잇단 장비 고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사보타주' 의혹까지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1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해 논란을 일으킨 에스컬레이터를 점검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2일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연설한다. 유엔은 연설에 사용되는 텔레프롬프터의 작동 방식도 개선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미 대표단이 자막기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조치가 마련됐다"며 "이제 별도의 부스가 마련됐으니 차질 없이 작동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16일 관련 질문을 받았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누구도 에스컬레이터에서 '부정적' 경험을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유엔본부에서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에스컬레이터는 두 사람이 탑승한 직후 갑자기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유엔에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사고를 '사보타주'라고 비난했다. 미국 정부도 유엔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유엔은 고의적인 작동 중단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에스컬레이터에 올라간 미국 대표단 소속 영상 촬영 담당자가 비상 정지 안전장치를 우연히 건드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 문제는 연설장에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 나섰지만 텔레프롬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유엔은 올해 같은 소동이 반복되지 않도록 에스컬레이터를 재점검하고 텔레프롬프터를 위한 별도 부스도 마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