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청탁의 대가로 고가 금품을 받는 등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받았다. 1심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5-3부(고법판사 성언주 원익선 이희준)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게 징역 5년과 244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혐의 중 두 개를 무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가 로봇개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사업 청탁 명목으로 바쉐론콘스탄틴 손목시계(3900만원)를 받은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대통령경호처의 로봇개 사업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김 여사의 영향력 등이 작용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인사 청탁과 함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복제품(50만원)을 받은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복제품은 전통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김 여사가 2022년 3월부터 5월까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맏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티파니앤코 브로치 등 귀금속(1억38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이 유지됐다. 그해 6월부터 9월 최재영 목사에게서 공무원 직무 청탁과 관련해 디올 가방(540만원)을 받은 혐의, 그해 4월 이 전 위원장으로부터 임명 청탁 명목으로 금거북이(265만원)를 수수한 혐의, 2023년 2월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이우환 화백의 작품(1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 또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영향력이 사적 거래로 전락해 국정 전반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질타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김 여사는 의례적 축하 선물을 받은 것”이라며 상고 의지를 밝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일반 국민이 일부 혐의를 무죄로 인정한 판단을 수긍할지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라고 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