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자녀로 딸을 얻은 남성 관리자가 여성 직원에게 더 우호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딸을 키우며 달라진 여성에 대한 인식이 여성 직원 채용과 승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딸바보' 아빠, 여직원에 우호적…통계로 확인
니나 스미스 덴마크 오르후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글로벌 경제 학술지 ‘경제학연구리뷰’에 기고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 관리자의 첫째 자녀가 딸일 경우 해당 기업에서 여성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평균 대비 4.5% 높았다. 남성 직원의 소득 평균 대비 여성 직원의 소득 비율도 4.1% 상승했다. 이런 변화는 딸이 태어난 직후부터 나타나 해당 관리자가 회사를 떠날 때까지 이어졌다.

첫째가 아들이거나 둘째 이후 딸이 태어났을 때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첫째가 딸일 때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은 새 직원을 뽑거나 승진자를 정할 때 여성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결과로 나타났다. 기존 여성 직원의 임금을 올려주거나 해고를 줄이는 모습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1992~2017년 덴마크 기업의 고용 동향과 기업 행정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경영 의사결정권자의 영향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한 명의 관리자가 운영하는 소규모 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 기업은 덴마크 전체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여성 채용이 늘었다고 해서 남성보다 자격이 떨어지는 지원자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새로 채용된 여성의 경력과 자격은 딸을 낳지 않은 관리자가 운영하는 기업에 채용된 남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슷한 조건의 남녀 지원자를 놓고 첫째 딸을 얻은 남성 관리자가 여성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회사에서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직원이 여성일 확률도 2%포인트 높아졌다.

여성 채용 확대에도 기업 실적은 유지됐다. 매출과 전체 고용 규모,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 등 주요 경영지표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