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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신소재 철갑' 두르는 군함…포화 쏟아져도 바닷길 뚫는다
함정용 고연성강·방탄강 개발
충격 흡수율 높이고 두께 줄여
손상에도 흔들림 없이 운항
충격 흡수율 높이고 두께 줄여
손상에도 흔들림 없이 운항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산업·전략·에너지 자원 중심의 트리플코어(Triple-core) 전략을 제시하고 국가대표 소재 기업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를 바탕으로 철강의 본원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한 특화 강재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방위산업 분야에서 함정용 신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최초로 함정용 고연성강과 방탄강을 개발하고 올해 초 한국선급(KR)으로부터 선급 인증을 획득했다. 강재 개발부터 용접성 검증, 군함 방호 성능 확보까지 전 과정을 거쳐 이뤄낸 성과다.
포스코가 개발한 함정용 고연성강은 기존 조선용 후판 강재보다 연신율을 35% 이상 높인 제품이다. 실제 함정 충돌 시뮬레이션에서 충격 흡수율이 50% 이상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이나 부유체와 충돌했을 때 함정의 변형량을 높여 손상을 최소화하고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포스코가 개발한 방탄강은 함정의 안전성을 높이면서 기동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조선용 후판 강재보다 두께를 약 30% 줄인 것이 특징이다. 함정 상부의 조타실과 레이더, 첨단 무기체계 집중 구역 등에 적용해 외부 위협에 대한 방호 성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상부 구조를 경량화할 수 있다. 선체 흔들림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함정의 복원력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수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생산·품질·마케팅 등 사내 전 부서가 ‘원팀’ 체계로 협력해 신소재 개발을 완료했다. 향후 대한민국 해군 차세대 함정의 성능을 높이고 국내 조선소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미·동남아시아 해군 함정과 미 해군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및 건조 사업 등 해외 프로젝트에도 적용할 수 있어 K방산 수출 확대와 글로벌 함정 시장 진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신소재 고망간강도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고망간강은 철에 다량의 망간을 첨가한 소재로 섭씨 영하 196도의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나타낸다. 고강도와 내마모성, 비자성 등 성능을 특화한 철강소재다.
포스코는 2008년 국제 환경규제 강화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LNG 저장·운송 소재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제어압연과 냉각기술을 활용해 망간을 포함하면서도 강도가 우수한 제품을 구현했다.
고망간강은 LNG 연료를 저장·운송하는 극저온용 연료탱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LNG연료탱크를 한화오션의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탑재했고, 2024년에는 컨테이너선에도 LNG연료탱크에 고망간강을 적용했다.
포스코는 고망간강의 비자성 특성을 활용해 함정 소재로의 적용도 추진하고 있다. 심한 변형 이후에도 비자성 특성이 유지돼 잠수함과 함정, 군수용 전차 등에 적용할 경우 스텔스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미래 첨단함정 신소재 개발 및 실선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민간 부문에서 사용돼온 고망간강을 함정 선체에 적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가 목표다. 고망간강의 비자성 특성을 활용하면 함정의 탈자 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고, 기뢰에 대한 생존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선급강보다 강도가 약 10% 높아 외부 충격이나 폭발에 대한 선체 내구성을 높이는 동시에 경량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소재를 개발해 왔다”며 “차세대 함정의 기술경쟁력 향상 등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국가 방위산업 부흥을 위한 획기적인 신소재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