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무부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법무부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직에서 19일 낙마했다. 지명 20일 만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 후 회견장을 빠져나가며 “대통령님께 누가 되는 것이 가장 마음 아팠다”고 했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세 문장짜리 입장문을 냈다. 여론조사에서 43%(한국갤럽), 47%(NBS 전국지표조사, 이상 9월 2주차)가 “법무부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를 한 인물을 장관 후보자로 내놓은 데 대한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았다.

한때 60%대 고공행진을 하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부동산 세제 개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던 지지율을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끌어내린 핵심 요인 중 하나가 김승원·용혜인 장관 후보자 지명 논란이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4일 만,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만에 자진 사퇴하는 형태로 ‘8·30 개각’ 인선 논란은 일단락됐다.

6명의 장관 후보자 중 2명이 낙마한 이번 ‘인사 참사’는 청와대 부실 인사 검증이 1차 원인이다. 민정·정무·인사수석 등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이 제대로 작동됐는지에 대한 책임론이 크다. 청와대 안팎의 소위 ‘경기·성남 라인’ 핵심 인사들이 2차 개각 인선 일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치료제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 뿐만 아니라 브로커 양씨, 청탁 대상 기업인 제넨셀 창업주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부장판사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음주운전과 위장전입은 사실로 드러났다. 친명계 핵심 의원조차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에서 낙마한 용혜인 의원을 두고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목을 축인 뒤 물컵을 내려놓고 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목을 축인 뒤 물컵을 내려놓고 있다. /김범준 기자
청와대 검증 실패 못지 않은 지지율 하락 원인은 김·용 두 의원에 대해 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의 인식이다. 이는 2차 개각 인선이 지지율을 갉아먹는 데 기름을 부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김 의원을 두고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 된 인사”라고 했다. 그는 김 후보자를 “지킬 것”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의 “지킬 것” 발언은 민심 이반이 어떻든 김 의원을 입각시키야 한다는 여당 내 스크럼을 조성했다.

여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김 의원의 설명에 공감하며 눈물을 함께 흘렸다. 이재명 정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 공격의 장으로 프레임 반전을 시도한 것 역시 ‘서영교 법사위’다. 증인 채택은 0명이었다.

민주당은 특정 야당 청문위원을 향해 “악마”(김동아 의원) “독사 같은 사람”(박지원 의원)이라고 했다. 여당은 청문회 이틀 만에 청문경과보고서 단독 채택했다.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를 내놨고, 당은 그런 그를 눈물과 독설로 엄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당이 보수 인사였던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만큼만이라도 절제된 자세로 검증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 인사가 정권에 이 정도로 부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당시 여당 소속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들은 부정청약,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사며 사과를 요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 상당수가 각종 의혹이 제기된 김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적절하지 않은 사람라고 보고 있는데, 여당이 ‘역공’ ‘닥공’을 펴는 모습이 불편하게 보였을 수 있다”고 했다.

청문 정국이 끝나자 여당은 "한동훈의 범죄를 밝히자"며 벼르고 있다. 불법적인 청문 자료 입수 경위를 밝히겠다며 나선 ‘복수극’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다. 여선웅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SNS에 “처참한 지지율에 집권 여당의 책임은 없나”라며 “대통령도 사과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뭐하나.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로 넘어갈 일인가”라고 썼다.
"볼수록 잘 된 인사"…눈물과 독설로 金 엄호하던 與 [청와대는 지금]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