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동력차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자국뿐 아니라 유럽과 신흥국에서도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며 지배력을 키웠다. 신차 공세와 해외 생산 확대로 관세 장벽까지 넘어서면서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휩쓰는 中…상반기 점유율 60% 넘었다
1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동력차 판매 상위 10개 그룹 중 6곳이 중국계였다. 비야디(BYD), 지리, 상하이자동차(SAIC), 체리, 립모터, 창안이다. 이들의 합산 판매량은 550만43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점유율은 57.2%에서 62.3%로 상승했다.

전기동력차는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수소전기차를 포함한다.

중국 업체들은 유럽과 신흥국 중심으로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중국계 브랜드의 유럽 판매량은 53만1862대로 작년 대비 90.6% 급증했다. 점유율은 15.6%에서 22.3%로 뛰었다.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서도 103.8% 늘어난 59만8735대를 팔아 점유율 55.4%를 차지했다.

공략 방식도 다양했다. 지리는 지커, 볼보, 폴스타 등으로 차급별 수요를 나눠 대응했고 SAIC는 PHEV 모델을 앞세워 수출을 늘렸다. 체리는 해외 생산 거점을 가동해 공급을 확대했다. 브랜드와 차종, 생산지를 다변화하며 해외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이다.

지역별 판매량은 중국(458만 대), 유럽(235만 대), 미국(55만 대), 한국(20만4000대), 일본(8만3000대)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했으나 소비심리 위축으로 작년 대비 14.1% 줄었다. 미국도 지난해 10월 전기차 보조금 폐지 여파로 28.8% 감소했다. 한국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수입 전기차 판매 확대 등으로 103.9%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27.4% 증가한 35만8366대를 기록했다. 순위는 9위에서 8위로 올랐다. 하지만 신흥국에선 판매가 10.5% 늘었지만 점유율이 4.9%에서 3.0%로 낮아졌다. 판매가 늘어도 중국 업체의 확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의미다.

정대진 KAMA 회장은 “중국산 공세와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국내 생산 기반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