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수출 제재 이후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공장에 중국산 장비를 50%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국가 주도의 강한 자립 정책을 펼치면서다.

이런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장비시장 내 중국의 점유율은 2015년 0.2%에서 지난해 6%로 10년 만에 30배로 급등했다. 한국 점유율(2%)의 세 배에 이른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중국의 반도체 굴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참석자들은 중국 소부장산업의 급성장 배경으로 정부의 강한 정책과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꼽았다. 중국 정부의 세제 혜택과 자국산 권장 정책에 더해 최근에는 화웨이 등 대기업까지 자금을 투입해 소부장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화웨이가 중국 소부장 업체를 동시다발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경쟁국과의 격차가 큰 분야에 집중 투자해 기술 자립을 이루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전재민 반도체산업협회 산업지원본부장도 “한국의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율은 20% 미만으로 중국보다 낮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공급망 내재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