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이 신규 가입자보다 많은 흐름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연령대별로 보면 양상이 뚜렷하게 엇갈린다. 30대 이상 연령층에선 통장이 줄어드는 데 비해 10대 이하에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청약통장은 30대에서 11만 개, 40대에서 12만 개, 50대에서 11만 개 순감했다. 60대와 70대에서도 각각 6만 개, 2만 개 줄었다. 이에 비해 10세 미만 청약통장은 3만 개, 10대는 7만 개 늘어 10대 이하에서만 10만 개 증가했다. 주택 실수요층의 이탈을 미성년자 통장이 메우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2023년 이후 이어지고 있다. 30대 계좌는 2023년 18만 개, 2024년 13만 개, 지난해에도 13만 개 감소했다. 10대 이하 계좌는 같은 기간 매년 13만~17만 개 늘었다. 연령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2년 9월 이후 한 번도 줄어들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유리해진 제도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2024년부터 미성년자의 청약통장 납입 인정 기간이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확대됐다. 만 14세부터 납입하면 성인이 되는 시점에 5년 치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어 공공분양 순위 산정에서 유리해진다. 여기에 월 납입 인정액도 2024년 11월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돼 5년간 최대 1500만원의 실적을 쌓을 수 있다.
30·40대가 청약통장을 유지해야 하는 유인은 약해지고 있다. 청약 가점(만점 84점)은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가입 기간으로 산정된다.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이 세 항목에서 모두 불리하다. 여기에 분양가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쳐 당첨 이후 자금 조달 부담도 커졌다.
50대 이상 역시 청약 수요가 크지 않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다수여서 실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목돈 마련을 위해 장기간 유지한 통장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작 청약에 나서야 할 실수요층은 빠지고, 부모가 미리 마련한 미성년자 통장만 늘어나는 이중 구조를 우려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청약 경쟁 출발선이 부모의 준비 여부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통장 본래 취지를 살릴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