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례식 작아지자…일본 꽃시장 직격탄
"꽃 사오면 번거롭기만 하고…"

일본에서 결혼식과 장례식 등 관혼상제가 간소화하면서 꽃시장이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반짝 회복했던 화훼 소비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화훼도매시장협회가 집계한 2025년 화훼 거래액은 3299억엔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관엽식물과 화분 판매가 늘면서 시장이 일시적으로 회복됐지만 이후 다시 장기적인 축소 추세로 복귀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관혼상제의 소형화다. 일본에서는 결혼식과 장례식을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중심으로 간소하게 치르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대형 생화 판매업체 히비야카단 관계자는 “행사 한 건당 제단 등에 사용하는 꽃의 양 자체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참석자를 제한하는 소규모 장례가 일반화하면서 장례용 꽃 수요가 크게 줄었다. 결혼식 역시 대규모 예식 대신 소수 인원 중심으로 치르는 사례가 늘면서 꽃 장식 수요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가정용 꽃 소비도 약해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025년 2인 이상 가구의 절화 연간 구매액은 7737엔으로 5년 전보다 5% 감소했다. 전통적으로 불단용 꽃 소비를 지탱했던 50~70대도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구매를 줄이고 있다.

수요 감소와 함께 공급 측 축소도 진행되고 있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5년 절화 출하량은 26억7900만 송이로 전년보다 6% 줄었고, 재배 면적도 6% 감소했다. 화분류 출하량 역시 1억5500만 개로 5% 줄었다. 생산자 고령화와 재배 포기가 이어지는 영향이다.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화훼 농가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일본 꽃 수요는 어머니의 날과 오봉, 히간 등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데 최근 기온 변동이 커지면서 개화 시기를 맞추기가 어려워졌다. 출하가 수요기보다 빨라지면 가격이 급락하고, 반대로 늦어지면 수요를 놓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7월 소국화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60% 늘면서 단가가 40% 급락한 29엔까지 떨어졌다. 반면 오봉 수요가 몰린 8월 초에는 출하량이 20% 줄면서 가격이 다시 6% 올랐다.

결혼식과 장례식의 간소화, 가정용 소비 감소, 생산자 고령화, 기후변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일본 꽃시장이 구조적인 축소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